리비아 피랍 60대 한국인 귀국…“빨리 돌아와서 좋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8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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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일 만에 풀려나 18일 인천공항 통해 입국
"가족 그리움·음식 가장 힘들어…정부에 감사"
리비아에 남은 국민에게 "나오는 게 좋을 것"

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다가 315일 만에 풀려난 주모(62)씨가 18일 귀국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에티하드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른 주씨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주씨는 오랜 감금 생활로 야윈 상태였고, 지친 기색이었지만 고국에 돌아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표정은 가벼웠다.

주씨는 “315일간 대통령님과 외교부 직원들, 아부다비 대사관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썼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고생한 아랍에미리트 정부와 관계기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0㎏ 정도 체중이 빠졌다는 주씨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음식이 가장 힘들었고 건강은 좋다”면서 “빨리 돌아와서 좋다”고 말했다.

피랍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며 대답을 미룬 주씨는 리비아에 남아 있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귀국 전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은 주씨는 현재 건강상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건강검진을 받은 뒤 테러방지법에 따라 정부 합동조사를 받는다.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 합동조사단은 주씨를 상대로 피랍 경위와 납치단체 성격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도 지난 14일 귀국한 뒤 공항 내에서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대테러 합동조사팀의 조사를 받고 귀가한 바 있다.

지난해 7월6일 리비아 남서부 지역에서 피랍된 주씨는 315일 만에 석방됐다. 2012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582일 동안 억류됐던 제미니호 선원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장 피랍자로 기록됐다.

외교부는 주씨의 석방을 위해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 테스크포스(TF)가 우방국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한 가운데, 복수의 채널을 통해 다각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비아 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략적 판단을 기반으로, 올해 2월 서울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을 계기로 UAE측의 협조가 피랍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2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UAE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씨 석방 지원을 약속한 뒤 UAE 정부가 적극적으로 석방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피랍사건 이후 리비아에 체류하던 38명에게 철수를 요청했다. 여행 금지국가인 리비아에는 아직 한국인 4명이 머물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에게 최대한 빨리 귀국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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