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독재자 질문에 진땀 “뭐라 말할지”…일자리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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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0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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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인상’위원회로 두차례 잘못 말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5.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5.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둔 9일 밤 국내 언론과의 첫 방송 대담에서 ‘야당에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독재자라는 표현을 쓰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진땀을 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했다. 이번 대담은 애초 예상됐던 80분을 6분가량 초과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당은 현재 청와대와 여당이 정국을 이끌어가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야당에서 ‘독재자’란 말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을 듣고 몇 초가량 답을 더듬으며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사회자의 질문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의 취지와 관련해 힘겨운 듯 설명하며 “다수 의석을 가진 측에서 독주하지 못하게 하면서 야당은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 해법으로서 패스트트랙이란 해법을 마련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그런 정부가 독재, 그것도 그냥 독재라 하면 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로 규정 짓고 투쟁하는 걸 보면 참 뭐라 말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 답변을 할 땐 ’최저임금위원회‘를 ’최저임금인상위원회‘로 두 차례 잘못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여부를 묻는 질문엔 낮게 탄식하면서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면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박근혜, 이명박 두 전임 대통령이 처한 상황에 대해선 정말 가슴 아프다. 저의 전임자분들이기 때문에 아마 누구보다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부담도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번 대담에서 대체로 차분한 자세를 이어가면서 국정 전 분야에 대한 답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대담을 진행하기 전,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진행자인 송현정 KBS기자와 만나 웃으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푸른 넥타이와 짙은 남색 양복을 입고 여유있게 걸어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를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이곳의 야경 역시 뛰어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송 기자와 함께 상춘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대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를 말하면서, 국내 정치는 물론 외교·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손을 활용해 보충 설명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제성장률 등 경제 관련 현안을 설명할 땐 경기 추세를 손짓으로 묘사했으며, 자신의 답이 즉각 잘 나오지 않을 땐 손으로 먼저 설명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질문하는 진행자의 눈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때론 말 없이 미소를 띠기도 했다. 또 ’오늘 대통령 집무실에 있는 일자리 상황판을 봤냐‘는 진행자의 질문엔 “허허”하고 웃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등 민생 경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땐 아쉬운 심정을 나타내는 듯 ’하아‘ ’허어‘ 등의 감탄사를 빌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법 개혁·대기업과 관련해 답을 할 땐, 진행자의 추가 질문을 몇 초 정도 듣지 않고 그대로 말을 이어가는 등 비교적 강건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담을 마무리하며 “평범한 시민들의 선한 의지가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그 힘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며 “앞으로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우리가 그 촛불정신을 지켜내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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