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한국당 “날치기” 반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0일 0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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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차수 변경해 표결 시도로 통과
한국당 '철통 방어', 회의실 바뀌며 뚫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3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이날 0시30분께 국회 정무회 회의실에서 특위 위원 중 12명의 찬성으로 선거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정개특위는 전날 오후 10시50분께 개의했지만 한국당 측 반발이 이어지며 차수 변경 끝에 표결을 진행했다.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을 타기 위해선 소관 위원회 5분의 3 이상(11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정개특위에선 18명 위원 중 여야 4당 소속 의원 12명(민주 8명, 바른미래 2명, 평화 1명, 정의 1명) 전원이 찬성하며 통과된 셈이다.

‘결사 저지’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은 회의 장소가 기습적으로 바뀌며 허망하게 방어가 뚫렸다.

한국당은 애초 전날 오후 10시께로 회의가 예정됐던 국회 본관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한 줄 한 줄 드러눕는 등 철통 방어를 시도했다. 회의장 벽에는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내걸렸고,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선봉에 나서 의원 및 당직자들과 “독재타도”를 거듭 외쳤다.

하지만 개의 시간이 두 차례 미뤄진 뒤 여야4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정무위 회의장을 기습 확보하면서 한국당은 코너에 몰렸다.

이날 오후 10시50분께 정무위 회의실에서 회의를 연다는 소식에 한국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들은 다급하게 회의실로 몰려와 거칠게 반발했다.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여야 4당 의원들을 향해 “어떻게 선거제도를 이렇게 날치기하나” “(심상정 위원장님은) 언제부터 이렇게 독재자가 됐나”라고 외쳤고 “우리 이렇게 하지는 말자”라며 달래는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 측은 “창피한 줄 알라” “일찌감치 대안을 내놨어야 한다. 적반하장이다”라며 반박했다.

개의 후에도 ‘날치기 선거제 개혁’이란 한국당과 ‘여야 5당 합의 정신을 위배한 건 한국당’이란 여야 4당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당 소속 위원 김재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여러분은 역사의 큰 죄를 짓고 있다. 여러분은 숫자가 많고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여러분이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게임룰을 만들어 국민 표심을 왜곡하려 한다”라며 “언젠가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연동형 비례대표에 의한 다당제는 결국 민주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2중대 3중대 야당을 분열해서 길들이고 그들과 함께 좌파 연대를 만드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의원은 “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 문제점 등을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굉장히 의미 있겠다고 해 합의한 것”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과 전혀 다른 당론을 발표했다. 10% 의원수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없애버리는 당론인데 그동안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합의사항과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위원인 김성식 의원도 “한국당이 그동안 제대로 된 대안을 낸 적이 있나. 그저 막무가내로 입장을 낸 것 아닌가”라며 “신속안건 지정제도는 계속 협상하자는 것이다. 얼마든지 같이 논의해서 정치개혁의 물꼬를 터줄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했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며 장제원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고, 표결이 진행되려 하자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투표소에 들어가며 저지에 나서는 소동도 벌어졌다.

끝내 표결이 진행돼 패스트트랙이 지정되자 민주당과 정의당 측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온 반면, 한국당 측은 낙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의원들도 “독재타도”를 거듭 외치며 크게 반발에 나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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