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金에 달려…개성공단 금강산 재개 적기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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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 워싱턴에서 2시간여 회동
트럼프, 對北 인도적 지원 수용하면서도 개성공단·금강산은 “지금은 적기 아니야”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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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in the right time)가 되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빅 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곧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0분 경부터 1시간 4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잘 알게 됐고, 존경하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북한과 좋은 논의를 해왔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서도 “(개최 여부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논의한 트럼프 대통령은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다. 빠른 과정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구상 중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를 “적정하다”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량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여지를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인도적인 이슈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그 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국이 식량 지원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의 끈을 여전히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제재 완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라는 비핵화 목적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비핵화 대화 동력 마련에 나선 문 대통령은 곧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미를 시작으로 남북, 한미 정상 간 릴레이 회동이 연이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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