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에 육사출신 서욱… 靑, 파격 대신 안정 택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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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4명-중장 1명 軍수뇌 인사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56·육사 41기)이 내정됐다. 국방 개혁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50년 만에 비육사 출신 육참총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육사 ‘최후의 자존심’인 육참총장 자리를 보존해 주기로 일단 결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서 본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신임 육참총장에 내정하는 등의 대장 인사를 단행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차장(58·공사 32기)도 대장으로 진급해 공군참모총장에 내정됐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에는 최병혁 육군참모차장(56·육사 41기)이, 지상작전사령관에는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57·학군 23기)이 각각 대장으로 진급해 내정됐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들을 임명한다.

서 신임 육참총장은 합참 작전부장, 1군단장 등을 거친 작전통으로 한미 연합작전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2017년 9월 합참 작전본부장 부임 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과 긴밀히 소통하며 연합대응 태세를 갖추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감시초소(GP) 철수 등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반드시 필요한 주한미군 및 유엔군사령부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한 점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1969년 임명된 고 서종철 전 육참총장(육사 1기) 이후 이어진 육사 출신 육참총장 관행이 깨질지 여부였다. 정부 소식통은 “군 투톱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각각 공군, 학군단 출신 육군으로 이미 육사 출신이 배제된 시점에서 육참총장마저 비육사 출신을 임명하면 군 조직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청와대가 육사 출신을 택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도 육사 출신들의 반발을 막아 향후 국방개혁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영신 사령관의 대장 진급도 눈길을 끌었다. 남 사령관은 지난해 8월 옛 국군기무사령관에 임명됐고, 9월 기무사 해편 뒤 초대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됐다. 1991년 국군보안사령부가 기무사로 명칭을 바꾼 이후 이남신 전 기무사령관이 1999년 대장으로 진급한 것 외에 기무사령관은 모두 중장으로 전역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 사령관은 안보지원사령관으로서 부대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기무사 개혁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이례적인 진급 배경을 설명했다.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보다 한 기수 위라는 점도 눈에 띈다. 원 총장은 공사 32기로 육사 40기와 동기여서 육사 41기인 서 총장보다 선배다. 통상은 육군총장 기수가 공군총장보다 높았는데 이례적으로 기수가 역전된 것. 일각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공군 출신이다 보니 기수 높은 공군총장을 내정하는 한편 기수가 낮은 육군총장을 내정해 공군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말도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수 등 기존 인사 관행에서 탈피해 능력 위주로 인사를 한 결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승도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55·해사 40기)은 중장으로 진급해 해병대사령관에 내정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서욱 육참총장#국방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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