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이 보궐선거 의석 ‘0’…“예방주사 차라리 잘된 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4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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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지원 약속에도 경제 실정·인사 참사로 패배
지도부는 단일화 승리로 자위하지만 내상 불가피
텃밭인 전주 기초의원까지 패한 것은 뼈아픈 결과
당내 자성론…"총선 전 매운 예방주사, 겸손해야"

4·3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승리를 나눠 가졌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을 포함해 5곳의 선거구 중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위기의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예타 면제 사업 등 지역 개발 사업을 통해 부울경 지역에 공을 들였을 뿐만 아니라 이번 보궐에도 통영·고성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었다. 그럼에도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 및 대변인 투기 논란 등 잇단 악재로 인해 표심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더욱이 보수색채가 강한 부산·경남(PK)뿐만 아니라 여권의 텃밭으로 꼽혀온 전북 전주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평화당에 빼앗긴 것은 뼈아픈 결과다.

당 지도부는 겉으로 “창원 성산의 승리는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다”, “불모지인 통영·고성에서 큰 성과”라고 자위하는 모습이지만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해찬 대표는 선거 결과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면서 “ 이번 결과는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이자 창원 성산의 미래를 선택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양 후보는 민주당의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 아쉽게 당선 되지는 못했으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확인했다”고 낙관했다.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통영·고성은 자유한국당이 40여 년 동안 독주하고, 지난 총선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지역이다. 통영·고성 시민들께서 모아주신 36%의 지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도록 성과는 이어가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통영·고성에서 19대 총선보다 2배 가까운 지지를 얻은 것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집권여당의 재보궐선거는 항상 무덤이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보면 저는 이번에 국민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에게는 경고등을 확실하게 켰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생경제가 어렵지 않나. 그 어려움에 대한 간절하고 절박한 국민 여러분들의 호소였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는 결국은 기초선거를 포함해서 우리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보궐선거를 이끈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심의 바다는 여당에 대해 항상 평온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했다”면서 “더 잘 하는 쪽보다는 더 잘못한 쪽을 정확히 찾아서 회초리를 들었다고 본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 역시 통영·고성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과 창원성산 단일화 승리를 자평하면서도 “1년 남은 총선 전 매운 예방주사를 맞았다. 민심이라는 호랑이 등에 탄 심정으로 절박하게 촛불개혁의 성과를 내는 데 힘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민생과 경제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인사 검증 실패가 성난 민심에 불을 끼얹은 격이 된 것 같다”면서 “전주시의원 재선거까지 패배한 것을 보니 지금부터라도 상황을 직시하고 겸손한 자세로 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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