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 연락사무소 철수, 南에 ‘똑바로 하라’는 압박…남북정상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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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5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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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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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것에 관해 “남한에 대한 압박 조치”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한 불만도 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말하자면 판문점 선언, 또 평양 합의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를 굉장히 강조해 왔는데 남쪽 하는 걸 보니 한미 동맹에 묶여 한 발짝도 운신을 못하더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타미플루 사건 같은 게 있다. 작년 연말에 (정부가 북한에) 인플루엔자 20만 명분을 보내주겠다고 해서 예산 조치까지 다 됐다. 그런데 결국 싣고 가는 트럭 문제 때문에 ‘미국 눈치 보느라 그거 하나도 제대로 조치 못 하느냐’ 하는 아주 노골적인 불만 같은 게 표출되기도 했다”며 “그건 정부가 좀 잘못 다뤘다. 싣고 가서 내려주고 다시 가져오면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왜 하필 남북정상회담의 대표적인 성과물인 남북연락사무소를 철수한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핵심을 타격한 거라고 본다. 그러니까 남북정상회담까지 3번 하고 귀한 결실이지만, 남측에 대해서 ‘똑바로 해라’라는 이런 압박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남북 협력이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한 발짝도 못 갔다. 심지어 개성 업체들을 방북하는 것까지도”라며 “우리 국민이 개성에 갔다 오는 것은 사실 주권 사항이다. 그런데 그것까지 눈치 보는 것들에 대해 불신이 좀 켜켜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아무것도 안 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약조차 못 보내주는 그런 상황”이라며 “(약속은 됐지만) 행동 조치는 없는 거다. 거기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향후 북미 관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오월동주다. 생각은 다르지만 같은 배를 타고 있다”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부담이 크겠지만, 결국 이제 우리가 정면 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구경꾼이다. 물론 그동안 북미를 만나게 한 역할을 했으나 그거 가지고 안 된다는 게 증명된 거다”라며 “두루미한테는 접시에 수프를, 여우한테는 호리병에 수프를 내놨다. 서로 먹을 수 없는 걸 내놨는데, 이걸 받아 먹으라고 북에 압박해야 하고, 또 미국에 압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 연락사무소 철수한 걸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이렇게 협의도 없이 (철수)한 것은 과거의 북한 행태를 답습한 거다. 이런 건 비판하고, 우리와 손잡고 갈 용의가 있는지 물어야 한다”며 “또 미국에 대해서도 ‘당신들의 일방주의 가지고는 못 푼다, 우리에게 공간을 제공해 달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것이 남북정상회담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이 국면에 대해서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안을 만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며 “(우리가) 구경꾼에서 이제 행위자로 다시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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