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비건·김혁철 2차 협상…北지연전술? 거듭된 고심?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0일 14시 38분


코멘트

美 “비건, 하노이 출발”…北무응답에 지연 가능성
“사실상 결단만 남은 상황…지연전술 효용성 의문”

© News1
© News1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간 2차 의제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추이를 볼 때 22일 이후 협상이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데 북한이 시간끌기 전략 혹은 결단을 앞두고 고심한 결과라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비건 대표가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내주 열리는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오늘 하노이를 향해 가고 있다”며 “그가 남은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길을 나선만큼 (결과를) 낙관하고 있으며 다음주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비행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하노이 현지시각으로 20일 밤 무렵에야 도착할 전망이다. 그는 이후 이미 하노이에 머물고 있는 알렉스 웡 동아태국 부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 선발대와 합류해 곧바로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 체류중인 김혁철 대표 측도 20일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착 이튿날 곧바로 의제 실무협상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각자 하루 이틀 정도 전략 등을 내부적으로 점검한 뒤 이르면 22일께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도 “주말을 비롯해 이번주 후반께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주 초’ 의제 실무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당초 예상에 비해 다소 지연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은 앞서 ‘이번주 실무협상 재개’를 공식화한 이후 그간 북한에 협상을 빨리 시작하자고 요구해왔으나, 북측이 답을 주지 않으면서 비건 대표의 하노이행이 늦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비건 대표가 선발대와 하루 정도 간격을 두고 뒤늦게 하노이로 향한 것도 북한의 답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출발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의도였을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이 답을 주지 않으니까 움직이지 못한 것”이라며 “먼저 도착해놓고 북측과 만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 날짜가 셋팅된 시점까지 비건 대표의 하노이행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2차 정상회담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시간 지연’를 통해 대미협상력을 높이는 북한 특유의 협상 전술이라는 견해와 향후 ‘빅딜’을 둘러싼 결단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

후자의 경우, 지난 6~8일 평양 1차 협상을 통해 이미 양측간 이견과 쟁점이 명확해진만큼 현 시점에 ‘시간지연 전술’이 북한 입장에서 별 효용성이 없다는 진단에 기반한 분석이다.

비건 대표가 비핵화 협상에서 전권을 갖고 있는 데 반해 김혁철 대표는 북한 체제 특성상 권한이 제한된 것도 본격 협상에 앞서 고민을 깊게 만든 한 요인 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차 협상에서 이미 쟁점이 드러났을테고 남은 시간을 생각하다면 이제 결단만 남은 개념이 강할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합의된 12개 의제를 둘러싸고 내가 얻고자 하는 것과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