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문재인 정부, 민노총 깽판에 꼬리내려… 대통령 머릿속엔 北-김정은뿐인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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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11일 새 원내대표 선출… 임기 마친 김성태 인터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국회 본청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국회 본청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야정 협의체의 합의 사항을 촉구하면서도 탄력근로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건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깽판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시간을 주려고 정작 여야정 합의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11일로 1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김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드루킹 특검을 관철해 여권의 댓글 조작 진상을 밝힌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회고했다. 문재인 정부 각료 중 영입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 소주 한잔 사주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다음은 김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임기 중 공식적으로 두 차례 문 대통령을 만났는데 어떠했나.

“문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높게 받드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자기 소신과 철학을 중시해 쉽게 타협이 안 되더라. 8월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 11월엔 원전 문제를 집중 제기해 변화를 기대했지만 정책 수정의 기색이 없다. 1년 전 원내대표로 취임하면서 ‘정권의 독단과 포퓰리즘을 막는 전사가 되겠다’고 했지만 아무 변화가 없다. 변화가 없으니 청와대도 힘들어지고 있다.”

―탄력근로제의 연내 확대 시행이 가능한가.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여야정 협의체 회동에서 그게 가장 중요한 내용이어서 합의문 상단으로 올렸다. 그런데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지금 북한과 김정은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비핵화 진전으로 한반도를 변화시켰느냐? 그것도 아니다.”

―원내대표를 하면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자주 견제했는데, 임 실장을 어떻게 보나.

“임 실장은 문재인 정권의 2인자로서, 대통령이 해외 순방 다닐 동안 사실상의 내치를 했다. 그러니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인사 검증처럼 펑크가 곳곳에 나는 것이다. 임 실장은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밀려나기 전에 과감하게 본인이 (거취를) 결심해야 할 때다.”

―문재인 정부 인사 중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외엔 한 명도 없다. 김 부총리를 통해 1기 내각이 안정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좋은 카드를 선택해놓고 제대로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그러니 경제가 ‘갈지(之)’자 행보를 하고 있다. 향후에도 이게 뼈아픈 패착점이 될 것이다.”

―원내대표로서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였나.

“드루킹 특검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소득주도성장을 물고 늘어져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교체하도록 한 것,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해 당의 가치와 이념이 정리돼 가고 있는 것도 보람이 있다.”

―‘드러눕기’식 투쟁 일변도 원내 운영을 해왔다는 비판도 있다.

“받아들인다. 하지만 야당은 싸우지 않고는 존재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다. 지금 청와대와 여당은 강력한 전대협 투쟁, 민주화 투쟁으로 단련된 세력이다. 합리적 대화가 되면 오죽 좋겠나. 하지만 제대로 된 야당 경험이 없는 한국당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보수우파 재건 구상이 있나.

“한국당이 보수 통합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 김 위원장이 가치를 재정립하고 있듯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부터 바른미래당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수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치를 하면서 자식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는 부분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다”면서 “상처 입고 힘들어하신 분들을 위로하고 달래는 시간도 갖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11일 나경원, 김학용 의원 가운데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최우열 dnsp@donga.com·장관석 기자
#김성태#문재인 정부#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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