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김종필 훈장 추서, 훈장 나눠먹기…이완구, 분별력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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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6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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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26일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훈장 추서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전날 ‘관례에 따른 조치’라고 밝힌 것과 관련, “일종의 훈장 나눠먹기”라고 비판했다.

황 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국무총리를 하게 되면 그냥 당연히, 정치인들이 정부 관료나 이렇게 되고 나면 그냥 훈장이 자동으로 수여되게 만들어 놨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황 씨는 이어 “민주공화정에서 훈장이라는 것은 국가가 수여하는 것으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이 수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민의 뜻이 좀 반영될 수 있는 그런 훈장이 돼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총리의 별세와 관련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5.16 군사 쿠데타 세력에 대해서도 미화하는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시민의 입장에서는 보고 듣기가 많이 거북했다”고 쓴 소리를 했다.

황 씨는 “정치인은 정치 행위를 통해서 온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정치인의 죽음은 사실 개인적인 죽음, 생물학적 죽음이 아니다. 정치인은 죽어도 죽지 않는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평소의 정치적인 스탠스가 후세에 다 영향을 미친다”며 “그래서 오히려 좀 더 냉정한 그런 평가의 말들이 있어야 되는데 공적인 일에 대해서 덧칠을 하고 미화하는 그런 언론의 뉘앙스들을 느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종필 전 총리가 가지고 있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쿠데타 세력의 일부였다는 거다. 자신의 입으로는 스스로 주역이라고 이야기했다. 박정희는 그냥 얼굴마담이었다고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근거로 한다면 민주공화정의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훼손시킨 장본인”이라며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총으로 권력을 찬탈한 자한테 훈장을 수여한다는 것이 지금 올바른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다면 그와 유사한 경우, 전두환도 마찬가지”라면서 “공과 과, 이렇게 따진다고 하면 전두환의 공도 없겠는가? 따지고 보면 있을 거다. 어딘가에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씨는 한 때 JP의 후계자로 꼽히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JP와 전 전 대통령은 결이 다르다”며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본인이 인생을 어떻게 살았나 평가해 봤으면 좋겠다. 인간은 누구나 다 공과(功過)가 있게 마련”이라고 반박한 것에 대해선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황 씨는 “무슨 철학자인가? 정치인이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될 말의 분별이 있어야 되는데 분별력을 잃은 거다. 어떻게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는 시민들한테 대고 ‘당신의 삶을 돌아봐라’ 이런 말을 하는가?”라며 “정치인이 시민의 위에 서서 지도하고 이끌고 나간다는, 아직까지도 유신시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김종필 전 총리가 국민을 위해서 했다고 할 수 있는 것들, 공의 경우야 뒤져보면 있을 거다. 그런데 정치라는 게 거의 대부분이 자기의 권력욕과 물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한 그 정도 일”이라며 “전두환이 집권했을 때 김종필의 뒤를 털었는데 부정축재가 200억 원이 넘었다. 자기 일신상의 욕심으로 정치를 한 사람이다. 그 정도의 사람한테 어떻게 국가가 훈장을 수여할 수 있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황 씨는 자신의 정치적 발언이 이슈가 된 것에 대해 “민주공화정의 시민은 정치에 대해서 누구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정치 관련되는 일로 돈벌이하지 않는다다. 정치도 하지 않을 거고, 어떤 공직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은 참 오래됐다”고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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