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돌파한 이재명 ‘안티 극복’ 숙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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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욕설 딛고 경기지사 안착, 이미지 상처… 당내 비토 기류도
이재명 “기득권 굴복않고 평등 구현”
‘당적변경-낙선’ 남경필 입지 흔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두 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두 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54)가 선거운동 막판 불거진 ‘김부선 스캔들’ 등 각종 추문을 딛고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 당선자는 가난으로 열세 살 때부터 공장 일을 전전하며 ‘부라보콘’ 한 개 값에 불과한 일당마저 3개월 치나 떼였다던 불우한 과거를 딛고 차기 대권 주자군인 경기도지사에 일단 올라섰다.

14일 오전 1시 현재 이 당선자는 55%로 2위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득표율 36.9%)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이 당선자는 “마타도어(흑색선전)에 의존하는 낡은 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를 열라는 촛불의 명령을 재확인했다”며 “기득권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각종 의혹을 ‘반(反)이재명 기득권 연대’의 공작성 네거티브로 일축하는 ‘굳히기’ 전략을 썼다. 그러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재벌, 기득권 정치세력과 맞설 대표주자는 자신이라는 영상을 확산하며 특유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잇따른 네거티브 공세는 실제 표심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공개된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 당선자 지지율이 48.6%, 남 후보는 19.4%였다.

그러나 ‘김부선 스캔들’ 등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각종 추문과 스캔들은 향후 행보에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당장 ‘김부선 스캔들’, 형수 욕설 논란은 선거 막판 집중 조명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군으로 분류되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바른미래당이 이 당선자를 허위사실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이정렬 변호사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과 관련해 이 당선자의 아내 김혜경 씨 등을 고발한 사건의 검찰 수사도 변수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를 반대하는 신문 광고를 잇달아 게재했다.

각종 스캔들, 당내 일각의 비토 기류 등을 감안하면 경기도지사 이후 이 당선자에게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재벌, 기득권 정치세력과 맞설 ‘선명성’이 장점이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은 이 당선자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평가했다.

재선을 노리던 한국당 남경필 후보의 행보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남 후보는 올해 1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당적 변경 논란을 감수하고 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승부수를 던진 것.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들로부터 당적 변경, 아들 문제 등으로 공격당했다. 이번 낙선으로 차기 야권 재편 과정에서 남 후보의 입지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관석 jks@donga.com·박훈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재명#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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