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양 냉면’·김정일 ‘환자도 아닌데’…남북 정상회담 유머도 부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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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7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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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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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이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은둔 국가의 독재자'라는 편견을 깨는 화통한 화법을 구사해 신선함을 줬다. 그중 ‘평양냉면’ 발언이 압권이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 중 저녁 만찬 메뉴 중 하나인 옥류관 평양냉면을 언급하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 문 대통령이 편안한 마음으로 멀리서 온 평양냉면을…”이라고 말하다 잠시 말을 멈춘 뒤 좌측에 배석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쳐다봤다.

이어 “아 멀다고 말하면 안돼갔구나”라며 웃었고, 김 위원장의 유머에 현장에도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남한 예술단의 평양공연 관람 때도 3인칭 화법으로 유머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한 예술단의 단독 공연 ‘봄이 온다’ 관람 후 김 위원장은 “이런 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문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고 말한 뒤 본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나도)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종의 농담이라며, 북측에서 쓰는 유머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과거 남북 정상회담서 유머로 회담장에 웃음을 전한 바 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다.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러자 김정일 위원장은 마주 앉은 노 전 대통령과 오른쪽에 자리한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 부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던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나는 과거에 중국도 갔었고 인도네시아도 갔었고 외국에도 비공개로 많이 갔었는데, 나보고 은둔생활을 한다고 한다”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 그런 말 들으니까 좋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울러 2000년 회담 때도 옥류관 냉면이 언급된 바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점심 식사 메뉴인 냉면 얘기를 꺼내면서 “오전 회담이 너무 늦게 끝난다니까, 좀 급하게 자시면 국수(냉면)가 오히려 맛이 없다”며 “앞으로 시간 여유를 많이 가지시고 천천히 잘 드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정상은 오전 회담이 종료된 후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진 뒤 오후 회담을 이어간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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