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책임” vs “洪 사과해야”…한국당-민주당, 밀양 화재 참사 ‘네 탓’ 공방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27일 16시 21분


밀양 화재 참사

사진=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시 세종병원에 26일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진=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시 세종병원에 26일 오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진=26일  37명의 사망자를 낸 밀양세종병원 현장을 찾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26일 37명의 사망자를 낸 밀양세종병원 현장을 찾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상대방 탓을 하며 연일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며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면 정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 기본적인 생명권도 지켜내지 못하는 이 무능한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화가 치민다”며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밀양 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전 이곳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 번 봐야 할 것”이라면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겨냥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같은 해양사고는 중앙정부 관할이고, 소방안전본부는 지방정부 소속 관할이다. 홍준표 전 지사, 밀양시장, 국회의원이 모두 한국당 소속”이라고 꼬집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서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어떤 법안이 제출되고 누가 찬성·반대하는지, 그 결과 우리 안전과 삶과 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악마적 거래와 이익이 그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27일 홍 대표가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예방행정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아마추어 정권이 사고만 나면 책임 전가하기에만 급급하고 눈물 쇼만으로 순간을 모면 하려고만 하면서 전혀 정치적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한 달 전 제천화재 참사 현장에서 나는 연말연시 화재 사고가 많으니 소방특별점검을 하라고 문 정권에 요구했다. 그 충고를 받아 들여 대통령이 전 행정기관에 소방점검 특별지시를 하달했다면 과연 이번 밀양참사가 났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번에도 쇼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뭉개고 가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권은 대형안전사고에 대한 국민적 문책을 통해 집권한 정권”이라며 “참 염치가 없다. 국무총리는 사고만 터지면 사과하기 바쁜 ‘사과 총리’로 전락했고, 행정안전부 장관은 합동분향소를 지키는 장관이 됐다”고 비꼬았다.

이어 “사법적 책임은 행위에 대한 책임이고, 정치적 책임은 과실이 없더라도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사법적 책임은 사법적 책임대로 정치적 책임은 정치적 책임대로 철저히 묻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현근택 민주당 부대변인은 “사고수습과 재발방지 대책에는 안중에도 없고 저급한 색깔론이나 펼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며 “경남의 소방을 책임지는 경남도지사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때나마 경남도정의 책임자였던 홍준표 대표는 현장을 찾아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사태수습과 대책마련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밀양 화재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밀양 대참사가 일어나자 민주당 송영길, 최민희, 표창원 의원들이 벌떼 같이 나서서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 책임론을 꺼내들고 있다”며 “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고, 내로남불하고, 비겁한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속적인 국가재난에 대하여 대비하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이 사태를 일선 실무자 몇몇의 사법처리와 징계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수석대변인도 또 다시 논평을 내고 “집권여당의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수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석고대죄 하기는커녕 책임 떠넘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정말 제 정신들인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식으로 당 대표, 중진, 초재선, 전직 의원까지 나서, 야당에게 책임을 묻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창피하다. 민주당은 부끄러움도 없는 집단인가?”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이 어떤 모습이여야 하는지 깊이 성찰하고 자중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