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상공 위용 드러낸 ‘죽음의 백조’

서울ADEX서 150m까지 저공비행… 日 규슈상공서 자위대와 공동훈련

레이건함은 부산에… B-1B는 서울공항에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위 사진·10만4200t급)이 16일부터 닷새간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뒤 21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해 있다. 길이 333ｍ, 폭 77m로 축구장 3배 규모인 레이건함은 첨단 전투기 70여 대를 탑재해 ‘바다 위 군사기지’로 불린다. 2017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가 열린 2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상공에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아래 사진 가운데)가 우리 공군 F-15K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날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 뉴스1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2대가 2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날아와 위용을 과시했다. 북한 쌍십절(10월 10일·노동당 창건일) 야간에 동·서해 상공으로 출격해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지 11일 만이다.

B-1B 편대는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ADEX)이 열린 서울공항 상공을 8분간 낮은 고도(450∼500m)로 선회 비행한 뒤 빠져나갔다. 한때 150m 고도까지 내려와 활주로에서도 새 형상의 날렵한 형체를 확연히 볼 수 있었다. 육중한 기체가 내뿜는 굉음과 진동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B-1B가 이렇게 낮은 고도로 저공비행하는 모습을 한국민에게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강력한 한미 동맹으로 억지하고 응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괌 앤더슨 기지를 이륙한 B-1B 편대는 일본 규슈(九州) 인근 상공에서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2대와 공동 훈련을 한 뒤 동해로 날아와 F-15K 편대와 가상 공대지 사격훈련을 벌였다.

B-1B는 최근 2, 3주마다 한반도로 전개되고 있다. 괌 기지의 B-1B 전력은 다음 달 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 상시 출격 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미군은 B-1B의 대북 억지 효과가 높다고 보고, 한반도 전개 횟수와 훈련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 로널드레이건 핵추진 항공모함도 21일 부산항에 입항해 한국 언론에 내부를 공개했다.

한편 북한은 16∼20일 진행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의제로 채택해 달라고 안보리에 서한을 보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