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다단계 사기 관련 수뢰 혐의… 구은수 前서울경찰청장 집 등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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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교체 명목 수천만원 받아… 돈 전달 이우현 의원 前보좌관 구속
檢, 정치권 로비 여부 확인중

검찰이 다단계업체 사기 사건 담당 수사관 교체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은수 경찰공제회 이사장(59)의 자택과 사무실을 13일 압수수색했다. 구 이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경기 용인갑)의 전직 보좌관 김모 씨는 이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구 이사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2015년 당시 수사를 받고 있던 다단계업체 IDS홀딩스 측으로부터 담당 경찰 수사관을 인사 조치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다.

IDS홀딩스 임원 유모 씨(61·구속 기소)가 평소 알고 지내던 보좌관 김 씨를 통해 구 이사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11일 김 씨의 자택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씨를 긴급체포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김 씨는 “(구 이사장에게) 돈을 전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돈을 받아 챙기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구속을 피하진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6기)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유 씨가 경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구 이사장 외에 또 다른 정치권 인사와 경찰 고위 간부 등에게 로비를 벌였는지 확인 중이다.

IDS홀딩스 사기 사건은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초대형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이 업체 김성훈 대표는 2011년 11월부터 올 8월까지 “홍콩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 등에 투자하면 월 1∼10%의 배당금을 주고 원금도 1년 내에 돌려주겠다”며 1만2076명에게서 총 1조960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보좌관 김 씨에게 돈을 건넨 IDS홀딩스 임원 유 씨는 충북 출신으로 정관계에 폭 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마당발이라고 한다. 유 씨는 과거 한 정당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맡은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IDS홀딩스 회장 명함을 들고 다니며 각종 대관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다단계업체#구은수#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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