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원 “김영남, 수학공식 보여주며 조만간 도발한다고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10일 黨 창건일… 미사일 발사 촉각
軍 감시 강화… TEL 이동 포착안돼, 北 11월 트럼프 방한까지 지켜볼수도
카터 前대통령, 김정은 면담 희망 “北에 의사전달… 답 기다리는 중”
트럼프 “전직은 얼씬도 말라”… “北 수십억달러 줬지만 無用” 트윗도

김정은이 ‘쌍십절’, 즉 노동당 창건일(10일)을 기해 과연 도발을 감행할지 정부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은이 7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핵-경제개발의 병진 노선을 재확인하고 대규모 인사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만큼 대형 도발에 나설 여러 조건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화성-13, 14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3형) 기습 발사 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이지스함 등 대북 감시전력을 대폭 증강해 평양 순안비행장 등 도발 예상 지역과 김정은의 동선(動線)을 추적 감시 중이다. 하지만 9일 오후까지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움직임 등 도발 임박 징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북한 추가 도발계획을 주장했던 안톤 모로조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방북 당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시험 발사할 미사일 유형과 사거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관련 수학 공식까지 보여주며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로조프 의원은 김영남 위원장이 도발 시점을 ‘조만간’이라고 밝혔고 자신은 이를 10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적 보복을 피하면서 파급력을 극대화하는 도발 수법을 찾기 위해 당분간 탐색기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 창건일 외에 이달 중순 미 항모전단의 한반도 전개,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회의(당 대회·18일)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11월 초) 등을 보아 가며 도발 여부를 정할 수도 있다는 것. “북한엔 단 한 가지 수단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즉각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정세는 매우 엄중하고 복잡하다. 중국은 각국이 서로를 자극하고 갈등을 심화하는 언행을 삼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일(현지 시간) 워싱턴을 출발해 일본과 한국, 중국 순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방한 시 1박 2일 일정으로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문은 2박 3일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1994년 방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났던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93)이 김정은과의 단독 면담을 희망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조율하고 있는 박한식 미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의사를 (모종의 루트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고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김정은과 단독 대화를 보장받지 못하면 방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북-미 대화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은 얼씬도 하지 말라”고 말한 데다 북-미 갈등이 1994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 현 시점에서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25년 동안 북한을 다루는 데 실패해 왔다. 수십억 달러를 줬지만 얻은 것이 없다. 정책이 안 먹혔다”고 적어 대화불가론을 거듭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한기재 기자
#북한#미사일#쌍십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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