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 40분 앞두고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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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박근혜 출당’ 싸고 충돌… ‘서민 경제주의 노선’ 갈등도
민주당, 혁신위원장 최재성 내정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28일 ‘혁신 선언문’ 발표 40분을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혁신위 이옥남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선언문 발표는 위원들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취소됐다”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전날 위원들이 선언문 안건과 문구 등을 두고 밤 12시를 넘길 때까지 토론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당초 혁신위는 이날 오전 9시 반경 한국당 위기 진단, 혁신의 당위성, 혁신 방향 등 크게 3가지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혁신위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한 바 있다. “당에서 제명해 출당해야 한다”는 출당파와 “스스로 탈당하는 것이 맞다”는 반대파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서민 경제주의 노선’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유일한 진보 성향 인사인 최해범 위원은 “서민 경제를 언급하면 마치 당의 정체성이 ‘좌클릭’된다고 우려하는 위원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시장 중심 작은 정부의 보수 가치와 어긋난다. 좌파의 민중주권론과 다를 바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하순 당 혁신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친문(親文)계 핵심인 최재성 전 의원이 내정됐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8일 혁신위 구성 배경에 대해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 일은 국민적 힘으로 돼야 한다”며 “당세 확장, 당의 체력 확장, 체질 강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 앞서 민주당은 당내 적폐청산 특별위원회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박범계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장관석 기자
#자유한국당#박근혜 출당#혁신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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