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결국… 문재인 정부 첫 낙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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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허위 혼인신고 등 파문 커지자… “나를 밟고 검찰 개혁 나아가길”
문재인 대통령 지명 5일만에 하차… 靑 부실검증 책임론 불거질 듯

오전엔 사퇴 거부했지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며 사퇴를 거부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오후 늦게 자진 사퇴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오전엔 사퇴 거부했지만…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며 사퇴를 거부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오후 늦게 자진 사퇴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69)가 16일 자진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한 지 닷새 만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37일 만에 첫 낙마자가 나온 것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허위 혼인신고와 아들의 고교 징계 완화 의혹, 여성관 논란 등 각종 의혹을 해명하면서 자진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청와대는 ‘지명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 후보자를 압박했다. 안 후보자 논란이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문제로 비화된 데다 자칫 검찰 개혁 등 국정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 40분경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시간부로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 개혁과 법무부의 탈(脫)검사화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 개혁의 길에 나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1975년 12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혼인신고를 한 데 대해서는 “이기심에 눈이 멀어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와대의 기류는 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청문 과정에서 결정적 하자가 나오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안경환 파문’의 불똥이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18일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등 문 대통령의 ‘인선 마이웨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안경환#문재인 정부#자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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