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이기심 눈멀어 어처구니없는 잘못”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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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 “당시 어머니 돌아가셔… 경황없는 상황서 안경환, 몰래 혼인신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퇴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도장 위조 혼인신고 전력이 드러나면서 자진사퇴 여론에 직면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체적인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고 사퇴 여론이 더 거세지자 오후 8시 40분경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1975년 12월 사귀던 여성 김모 씨의 도장을 위조해 허위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데 대해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당시 형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형사 문제로 제재를 받았다면 당연히 법무부 장관 자격 요건에 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결혼 횟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술을 파르르 떨며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인데 제가 결혼을 몇 번 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결혼 문제에 질문이 집중되자 안 후보자의 표정은 굳어졌다.

안 후보자는 기자회견 내내 수차례 ‘반성’과 ‘사과’를 언급하면서도 “제가 이혼을 하고 그런 거 자체가 국정 수행에 결정적 장애가 될 정도의 도덕적인 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혼인무효 판결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 “그게 어떻게 언론에 유출됐는지 그 절차에 대해 국민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불쾌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안 후보자와의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김 씨의 가족 A 씨는 “안 후보자와 김 씨는 부모님 간 친분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다 안 후보자가 김 씨를 짝사랑했다”며 “김 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경황이 없는 사이 안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시에도 몰래 한 혼인신고는 형사처벌이 가능했지만 김 씨의 아버지가 조용히 사건이 처리되길 원해 덮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자 주변에는 두 사람이 진지하게 사귀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이동재 채널A 기자
#안경환#사퇴#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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