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광역단체 대표하는 ‘미국식 상원’ 도입 딜레마

입력 2017-06-15 03:00업데이트 2017-06-15 11:1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현재 인구비례… 의원 절반 수도권
“양원제로 지역균형 보완” 목소리
“고비용 저효율” 비판도 만만찮아
“정치권과 학계 등 전문가들 사이에선 양원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모아졌다. 문제는 국민 여론이다.”

현행 단원(單院)제 대신 국회를 상·하원으로 나누는 양원(兩院)제에 대해 국회는 대체적으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당위성도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도 지역 대표성이 있는 상원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원제로 전환하면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려 한다면 국민 여론이 곱게 봐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4일 개헌특위에 따르면 지역 대표형 상원은 미국이 주별로 상원의원을 2명씩 선출하듯 광역자치단체별로 같은 수로 상원의원을 둬 지역을 대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원이 국민을 대표한다면 상원은 각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개념이다. 현재 국회는 인구 비율에 따라 선거구를 획정해온 만큼 수도권이 의원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지방과 농어촌 지역의 이해관계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양원제 도입은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통일 시대를 대비해서 남북 간 격차를 해소하고 갈등을 줄이는 차원에서 양원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상원-하원 간의 상호 견제가 가능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도 1961년 5·16군사정변 전 제2공화국에서 국회를 하원인 민의원과 상원인 참의원으로 나눈 적이 있다. 당초 국회의사당도 양원제에 대비해 현 본회의장은 하원용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은 상원용으로 설계됐다고 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양원제로 인해 국정 운영이 지연될 소지가 크고 상·하원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선 “국회의 비효율성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인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양원제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원의 설치는 국회의원의 수만 늘려 정치 비용만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양원제 도입을 주장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의원 정수를 상원 50명, 하원 100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양원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천해 지방의회가 인준하는 형식으로 상원의원을 선출할지, 직선제로 할지 등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상·하원 의원의 권한 배분 문제와 의원 임기 등 각론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비판 여론을 감안해 300명 내에서 상·하원 의원 정수를 조정하면 현역 의원들이 대거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양원제를 도입하려면 하원 300명, 상원 50명의 방안이 현실적”이라며 “국회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뛰어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정치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