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구두’ 아지오 전 대표 “靑 연락 받아, 김정숙 여사가 구두 사고 싶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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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24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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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문재인 대통령 구두’로 최근 화제를 모았던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AGIO)를 운영했던 대표가 최근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사연을 전했다.

아지오를 만들었던 기업 ‘구두 만드는 풍경’의 유석영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5월 14일에 청와대에서 ‘구두를 다시 한 번 사서 신고 싶은데 청와대로 들어올 수 없느냐’고 연락이 왔었다”고 말했다.

아지오는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구두만드는 풍경이 2010년 1월 만든 수제화 브랜드로,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구매한 이후 현재까지 신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유 대표는 “청와대 비서께서 (연락을)하셨다”며 “(문 대통령 부인인)김정숙 여사께서도 ‘그 구두가 그렇게 좋다면 나도 한 번 그 구두를 사 신어야 되겠다’고 해서 저희를 찾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지오는 지난 2013년 폐업을 한 상태. 유 대표는 “그래서 제가 ‘4년 전에 이 구두를 안 만들기 시작했고 (직원들이)지금 다 흩어져서 조금 어렵습니다’라고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아지오 폐업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 파는 게 되게 어려웠다”며 “사람들이 이 메이커 자체를 인정 안 했다. 하루에 한두 켤레 팔 때도 있었고 나중에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5년이나 신고 다닐 만큼 편안하고 품질이 좋았지만 장애인들이 만드는 제품이라는 편견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

시작장애를 갖고 있는 유 대표는 “장애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편견이 제일 어려웠고, 또 그 사람들이 만든 제품들은 아무래도 품질이 낮고 ‘장애 투성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사실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서 유명인들이 저희 모델이 되어주면 품질 보증이 되겠구나 싶어서 가까이 지내던 유시민 작가님, 성우 배한성 씨, (CBS)변상욱 대선배까지 전부 모델로 출동을 시켜서 구두를 팔기 시작했었다”면서 그럼에도 편견의 벽은 너무 높았다고 말했다.

아지오에서 일했던 청각장애인은 6명. 40년간 구두만 만든 구두 장인이 직접 가르치면서 약 4년 동안 살림을 꾸려나갔지만 2013년 결국 문을 닫았다.

유 대표는 “문을 닫고 나서 같이 울었고, 또 집에서 혼자 정말 엉엉 울었다. 어릴 때 어머니 여읠 때도 그렇게 울어봤지만 그 이상 울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 아지오 구두가 세상에서 이렇게 회자가 되니까 사실 요새 며칠 잠을 계속 못 잤다. 회사를 계속 갖추고 있었으면 참 좋았을 일인데 우리가 버티지 못해서, 기회가 왔었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더욱더 가슴을 아프게 하더라”고 털어놨다.

현재 경기도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생산품들을 각 관청에 판매하는 시설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유 대표는 당시 함께 했던 직원들의 근황에 대해 “막노동하시는 분도 있고, 그 때 구두를 만든 장인은 빨리 구두공장을 재건하자고 저한테 전화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구두가 화제가 된 이후 구두장인과 전화를 주고받았다며 “조그마한 구멍이라도 보인다면 같이 한번 해 보자고 얘기를 했다. 만나서 한번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고 아지오 브랜드의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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