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표적’ 우려에 공식활동 중단…태영호는 누구?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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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1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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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암살위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공식 외부활동을 모두 중단한 가운데, 그의 과거 행적에 관심이 모인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해 8월 17일 영국주재 공사로 지내던 중 일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10년 이상 덴마크와 영국 등 서방 세계에서 북한 체제 선전 등 외교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탈북 외교관 중 지난 1997년 미국으로 망명한 장승길 주이집트 대사 다음의 최고위직 외교관이다.

태 전 공사는 학창시절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 고위 간부 자녀들과 함께 중국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을 통해 영어와 중국어를 습득한 태 전 공사는 중국에서 돌아온 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했고, 이후 외무성 8국에 배치됐다.

이후 덴마크 1호 양성 통역으로 뽑혀 덴마크로 자리를 이동한 태 전 공사는 덴마크 서기관으로 활동하다 덴마크 주재 북한 대사관의 철수로 스웨덴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후 EU 담당 과장 등 굵직한 직무를 맡다 약 10여 년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에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동안 서방세계에 정통한 외교관으로 승승장구를 이어 온 태영호를 결국 주영국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2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리던 태영호에 대한 북한당국의 신임 역시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 사회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을 이유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MBC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한마디로 말하면 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북한 김씨 일가의 세습통치만을 우해 존재하는 거대한 노예사회”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대남 매체들은 태 전 공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특급 범죄자’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21일 연합뉴스는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태 전 공사가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신변 보호를 위해 외부 강연이나 언론사 인터뷰 등 공식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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