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종국적으로 기존정당과 함께 할것… 대선前 개헌 어려울 것으로 보여”
특권층이라는 문재인 비판에 정면반박… “문재인 보다 오래 살아 변혁 더 겪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설 이후 입당 여부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각 정당 간의 치열한 물밑 다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것부터 빡빡하다”며 “종국적으로는 어느 쪽이든 (기존) 정당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창당을 하지 않고 기존 정당 가운데 한 곳에 들어가 대선 후보 경쟁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반 전 총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대선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대선거구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25일 관훈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밝힐 방침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도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 왔던 분”이라는 문 전 대표의 비판에 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였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보다 오래 살았고 한국의 변혁을 더 겪었다”며 “호강해가며 아픈 점 모르고 자랐다는 것은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는 것은 그렇다”고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13일 조사해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오른 22.2%로 문 전 대표(26.1%)를 추격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설 연휴 이후 공식 캠프를 출범해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조직 정비 과정이 매끄럽지 않으면서 반 전 총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조직을 총괄할 ‘좌장’ 역할을 맡을 중량감 있는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반 전 총장이 13∼15일 20명 안팎의 외곽 지원그룹 인사를 직접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출신의 한 인사가 “조직 구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자 공식 실무지원팀인 이른바 ‘마포캠프’ 측은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또 마포캠프 측에서 10여 곳에 이르는 외곽 지원그룹에 “대외 창구를 통일해야 한다”고 요청하자 외곽 그룹에서 “지나치게 통제하려 한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에 대해 “MB(이명박) 정부 때 사람들을 포함해 드러나는 사람들이 결코 개혁적인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그런 사람들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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