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만난 왕이 ‘사드 보복조치’ 간접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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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파고 높아지는 한반도 정세]
“한국, 中 안보이익 저해하는 행동… 사드배치 늦추면 국면전환 노력”
환추시보 “한반도 적대정권 용납 못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송영길 의원(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송영길 의원(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공동취재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4일 송영길 의원 등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과 만나 “한중 관계를 소중히 해야 한다”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6시 반(현지 시간) 베이징(北京) 외교부 청사에서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모두 한중 관계를 소중히 하고 25주년 성과 위에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특히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수교 25년을 맞는데 (한국이) 중국의 안보 이익을 저해하는 행동을 한다”며 “사드 배치가 늦춰지면 중국도 국면 전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의원단 측은 전했다. 송 의원은 최근 중국의 부정기 전세기 취항 불허 등을 언급하며 사드로 인한 양국 갈등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이런 조치들이 사드와 관계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연예인 출연 제한 같은 부분에는 처음으로 중국 측이 간접적으로 규제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인했다.

 한편 이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에서 동란이 발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나 ‘자살식 대결’이 일어나면 중국도 어쩔 수 없다. 한반도에 충돌이 생겨 정치 구도를 짜게 되면 중국은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수십만 명이 한국전쟁에서 희생됐고, 압록강 건너편에 중국을 적대시하거나 다른 대국과 동맹을 맺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허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왕이#사드#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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