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朴대통령 최대위기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순실 게이트/들끓는 비판 여론]‘최순실 파문’ 주요 뉴스로 보도
WP “막장 드라마 수준” 꼬집어… 런민일보 “사드 배치도 어려워질것”

최순실 게이트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한 30일자 일본 신문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최순실 게이트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한 30일자 일본 신문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29일 촛불시위를 기점으로 해외 언론 보도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AP, AFP통신 등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反)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긴급 타전했다. 로이터통신도 “화난 국민들은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고 정부를 잘못 운영했으며, 이로 인해 국정을 이끌 권위를 상실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 시간) ‘커져 가는 추문으로 붕괴 직전까지 몰린 한국 대통령직’이란 장문의 기사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조차 위협받는 최대 위기에 몰렸다고 분석했다. WP는 그 추문은 비선 실세, 정실 인사, 부정 이익 취득, 섹스 스캔들의 조짐까지 ‘막장 드라마(soap opera)’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한국의 라스푸틴’과 ‘팔선녀(eight fairies)’ 같은 미신적 요소까지 등장한다고 꼬집었다.

 24일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전하며 비선 실세로 지목받은 최 씨 문제를 처음 보도했던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최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최 씨를 ‘무당 점쟁이(shaman fortuneteller)’로 비난받는 ‘그림자 조언자(shadowy adviser)’라고 전하며 그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비난받은 최태민 씨의 딸이라는 점에서 한국민의 분노가 더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런민일보 해외판은 29일 “박 대통령이 취임 이래 최대 정치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하면서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어려움을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런민일보는 한국 국방대 전략연구소 관계자를 인용해 “사드 배치에 대해선 한국 국내에서도 일부 반대 의견이 있고 최근까지 시위가 계속됐다”며 “(최순실 사태가) 중장기 관점에서는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 측근은 이날 마이니치신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말을 하면 지키는, 믿을 수 있는 정치가다. 이번 위기는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현 정권의 국정동력이 떨어질 경우 위안부 합의 이후 한일관계 회복세를 이어나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이다. NHK는 “일본 정부 내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최순실#박근혜#청와대#국정#국정수습#하야#해외언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