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차별한것 참회” 손내민 與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이정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DJ때 비협조-노무현 탄핵도 사과… 호남, 주류정치의 일원이 돼야”
야당 “진정성 없는 일회성 멘트”… 의원들, 이정현 연설도중 수차례 고성

연설직후 야당 찾아간 李대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오른쪽)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연설직후 야당 찾아간 李대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오른쪽)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연설직후 야당 찾아간 李대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오른쪽)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연설직후 야당 찾아간 李대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오른쪽)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5일 “새누리당, (현) 정부, 이전의 보수 정부가 본의든 아니든 호남을 차별하고 호남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데 대해 참회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 당시 국정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한 점, 국민이 뽑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부분도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남은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류 정치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보수 여당 대표가 호남을 향해 직접적으로 사과의 손을 내민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8·9 전당대회 전에 내걸었던 ‘대선에서 호남표 20% 확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이른바 ‘서진(西進)’ 전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당 대표 취임 후 처음 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선 “호남 중도 세력과 적극 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해(國害·나라를 해롭게 한다는 의미)의원’이라 비난하는 국민도 많다”며 “내후년에 헌정 70년을 맞이하는 국회는 처절하게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개혁을 위한 ‘헌정 70년 총정리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 주도로 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관행, 국회법 등을 진단하고 해법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국회 개혁 위원회 구상은 대표 취임 전에도 말했지만 본격적인 위원회 인선 등에 나서 보자는 취지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50분가량 진행된 이 대표의 연설 도중 야당 의원들은 수시로 고성을 쏟아냈다. 이 대표가 안보와 관련해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하자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안보를 위해 그러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표가 “경제 활성화 노동법에 야당은 왜 반대만 하느냐”고 지적하자 야당 측에선 “공부 좀 하시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이 대표를 향해 “의장실 점거 사과하고 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연설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명연설”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더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국정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호남과의 연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말하는 건 진정성이 없다”며 “1회성 장식용 멘트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이정현#새누리당#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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