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제 얘기를 국민의 소리로 생각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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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추미애 체제’]
이정현 “저보다 의원 당선 12년 앞선 王선배님”
추미애, 박지원 만나선 야권통합 강조… 박지원 ‘사드 반대 공동전선’ 촉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취임 첫날인 29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첫 여야 사령탑 회동을 했다.

1958년 개띠 동갑내기인 양당 대표는 이날 약 7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눴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 당대표실을 찾은 추 대표의 손을 꼭 잡으며 “저보다 12년 먼저 국회의원이 됐다. 12년이면 3선인데 정말 국회의원으로 대선배를 넘어 왕 선배님”이라고 치켜세웠다. “(추 대표가) 늘 하시는 것을 보며 커닝도 많이 했다”고도 했다.

추 대표는 “이 대표가 집권당 대표로 당정청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제 목소리를 국민의 소리로 생각해 잘 경청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명심하겠다. 저는 정치력 부분에선 조족지혈(鳥足之血·새발의 피)이다”라며 “촌놈으로 커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만은 사정을 많이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야 대표의 덕담은 여기까지였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세월호 진상 규명을 두고 정부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추 대표는 또 당선 직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당론 채택을 추진할 뜻을 밝혀 여당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사드 반대에 외롭게 싸워 온 국민의당으로서는 추 대표의 당선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추 대표는 박 위원장과의 취임 인사 자리에선 ‘야권 통합’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추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하라는 말씀이었다”라며 “제가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 하는 가을 전어처럼 당을 통통하게 살찌우겠다고 약속했다”며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첫 자리부터 제가 한 방 먹었네요”라며 웃었다. 국민의당은 더민주당과의 야권 통합보다 중도 개혁 세력을 국민의당으로 모으는 ‘플랫폼 정당론’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추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는 난을 전달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추미애#이정현#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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