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투쟁위 “제3후보지 검토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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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3-반대 1-기권 9명… 사드 무조건 철회서 한발 물러서
일부 반발로 성명서 발표는 못해
국방부 “공식요청하면 논의 착수”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가 21일 국방부에 성산포대가 아닌 제3 후보지 검토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드 철회만을 고집하던 기존의 강경한 태도에서 물러난 것이어서 제3 후보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투쟁위는 강경파의 반대에 부딪혀 이날 예정했던 성명서 발표도 하지 못했다.

투쟁위는 이날 군의회 4층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오후 3시경 제3 후보지 검토 건의를 결정했다. 투쟁위와 성주군에 따르면 회의에서 제3 후보지 검토 건의안을 두고 거수 투표한 결과 23명이 찬성했고 1명이 반대, 9명은 기권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특정 장소를 추천하지 않고 국방부가 제3 후보지를 발표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은 투쟁위의 요청을 받아 이르면 22일 국방부에 제3 후보지 검토를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투쟁위는 이날 하루 종일 오락가락했다. 강경파의 반발로 회의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제3후보지 검토 건의를 투표로 결정했다. 투쟁위 홍보분과 관계자는 오후 5시경 기자들에게 “성산포대를 제외하고 행정 및 법적 절차에 따라 제3 후보지를 검토해 달라는 건의를 국방부에 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곧바로 다른 위원이 뛰쳐나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번복했다. 결국 김안수 공동위원장이 “(제3 후보지 검토 건의에) 뜻은 모았고 정리해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상황을 봉합했다. 투쟁위와 성주군이 특정 제3 후보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골프장)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다른 후보지로 꼽혔던 염속산, 칠봉산, 까치산보다 조건이 유리하다고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방부는 성주 주민들을 대표하는 투쟁위원회와 성주군이 “제3 후보지를 사드 배치 부지로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하면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군 당국은 성주지역 여론이 “군이 미리 시나리오를 짜놓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다시 ‘사드 배치 철회’로 돌아서게 될까 봐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아직 상당수 주민이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것을 감안해 “성주군을 통해 공식 요청이 오면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향후 성주 사드 재배치 추진의 최대 관건은 지역의 찬반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성주 안보·보훈단체와 유림 및 재경 성주군향우회 등은 제3 후보지 검토를 주장하고 있지만 성주 내 사드 배치는 절대 안 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롯데스카이힐 성주 컨트리클럽과 가까운 김천시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천지역 1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20일 시민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반대 첫 촛불집회를 열었다.

성주=장영훈 jang@donga.com /손효주 기자
#성주#사드#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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