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통치자금 상납 독촉… 공관원들 탈출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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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러시 가능성” 靑에 보고… 北 대외교역 규모 6년만에 감소세

국가정보원이 최근 청와대에 해외 북한 공관원들의 탈북 러시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고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향후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 청와대와 국정원의 정세 판단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청와대에 “대북 제재 이후 북한 김정은 정권이 통치자금 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해외에 주재하는 외교관들과 무역기관 종사자들에게 통치자금 상납을 독촉하고 있어 당장 통치자금 부족 사태가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면서도 “제재 지속으로 북한의 해외 공관에서 통치자금 조달을 위한 돈을 마련하는 데 한계 시점이 다가올 것이고 이때부터 처벌, 송환 등 두려움을 느낀 해외 공관원들의 탈북 러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근로자 등 북한인들의 탈출 확산 가능성도 청와대에 보고했고, 우리 해외 외교 공관은 북한인들의 탈출 러시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체제를 지키는 감시통제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달 초 지방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탈북 방지’ 강연회를 열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RFA는 일본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大阪)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대표의 말을 인용해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의 두 차례 탈북이 이번 강연의 배경”이라며 “앞으로도 체제에 대한 불만과 한국에 대한 동경 때문에 계속 탈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OTRA가 이날 발표한 ‘2015년도 북한 대외무역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남북교역 제외)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8% 감소한 62억5000만 달러였다. 석탄, 석유 등 대중국 주요 무역 물품 단가 하락에 따른 무역 규모 감소 때문이었다.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은 석탄, 갈탄 등 광물성 고형 연료로 10억8000만 달러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은 중국으로 지난해 북한 전체 무역의 91.3%(57억1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박은서 기자
#통치자금#공관원#탈북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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