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25일 한국에… 29일 안동, 30일 경주 방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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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TK 연합론’속 與와 만남 주목
與지도부와 25일 제주만찬 동석… 김종필 前총리와 만남도 검토

내년 대선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한국을 찾는다. 정치권은 ‘새판 짜기’ 분위기와 맞물려 그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마땅한 대선 주자가 없는 여권은 ‘반기문 띄우기’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반기문 대망론’의 잠재력을 시험해 볼 태세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포럼 참석을 위해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어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한다. 당초 별도의 비공개 간담회로 추진됐지만 관훈클럽 요청에 따라 면담 직후 내용을 공개하기로 해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반 총장은 18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사무총장 임기가) 아직 7개월 남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특유의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 화법’을 유지했다.

방한 첫날 환영 만찬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동석한다. 정 원내대표와 홍 사무총장은 충남 출신이다. ‘충청 대망론’을 두고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과 교감을 나눌지 관심이 모아진다.

반 총장은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어 부담스럽지만 국가 원로와의 만남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조언도 있어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선다면 충북의 지지세를 충남으로 확장하는 게 1차 관문이다. JP의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반 총장은 28일 서울에서 노신영 전 총리를 좌장으로 하는 전직 총리 및 장관급 원로들과 식사를 함께 할 예정이다. 고국 방문 때마다 해온 사적 모임이다. 반 총장은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차 경북 경주를 방문하기에 앞서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다. 친박(친박근혜)계 등 여권 일각에서 ‘충청+TK(대구경북) 연합론’이 나오는 상황이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는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과 오찬을 한다. 여권 관계자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서애 선생과 자신을 오버랩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반 총장은 가급적 정치적으로 비칠 언행은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위해 25일 출국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의 만남도 이뤄지지 않게 됐다. 이번 방한 일정이 제주→일본→서울→경기 고양→안동 등으로 복잡하게 짜인 것을 놓고 반 총장의 ‘무른 성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일정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반 총장과 가까운 외교 전문가는 “반 총장은 행사 참석을 요청받으면 ‘내가 좀 피곤하면 된다’는 생각에 웬만하면 참석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덕이지만 국제사회가 호의적으로 보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가 23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핵 시험(실험)들과 평화적 위성 발사들을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 제재 결의에 심중한 법률적 모순이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조숭호 기자
#반기문#한국 방문#여당#충청#충청+tk 연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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