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당권’ 액션플랜 짜놓은 친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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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4·13 표심]
“원내대표 비박 추대로 안배” 구상… 비박선 “崔 백의종군 해야” 반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비박(비박근혜)계 원내대표 추대론’이 나오고 있다. 2017년 대권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권을 접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일보 후퇴’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 친박계 의원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기 당 대표는 대권 주자를 관리해야 하는 데다가 여소야대로 위기에 빠진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지지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친박 핵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르면 6월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거라는 얘기다.

그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원내대표는 비박계에 안배해야 한다”며 “친박계가 뜻을 모아 비박계 추대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이 큰 친박계가 당권에 도전하려면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5월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간 갈등 양상으로 흐를 경우 ‘최경환 대표’를 세울 명분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일단 몸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14일 대구경북권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천막 당사에서 시작하는 그런 자세로 당이 새롭게 변모하고 환골탈태해 와신상담, 분골쇄신하는 노력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뒤 언론 노출을 피하고 있다.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근혜)’ 당선자들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다만 3당 체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려면 친박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해 보인다. 제1당을 놓쳤더라도 살아 돌아온 친박계 의원들의 수가 적지 않다는 점도 당의 헤게모니를 잡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선자의 4분의 3은 친박 성향이라 수로는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원내대표에 도전할 뜻이 있는 친박 의원들을 ‘내부 정리’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4선에 성공한 유기준, 홍문종 의원 등이 저울질하고 있다. 비박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최 전 부총리는 ‘당 대표 경선에 나가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정도의 자기희생을 보여 주는 게 당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친박계 2선 후퇴론을 제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경환#당권#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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