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민생 협의”… 30분만에 끝난 3당 원내대표 첫 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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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4·13 표심]

새누리당 원유철,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국민의당 주승용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총선 후 첫 회동을 하고 21일부터 4월 임시국회를 한 달 동안 소집하기로 했다. 본회의는 5월 초와 중순에 두 차례 개최할 계획이다. 19대 국회는 5월 29일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30분 만에 끝난 회동에선 시급한 경제, 민생, 안보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 어색한 만남

어색한 ‘小與’ 정의화 국회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주재로 18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원유철(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왼쪽에서 세 번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4·13총선 이후 첫
 회동에서 19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21일 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어색한 ‘小與’ 정의화 국회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주재로 18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원유철(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왼쪽에서 세 번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4·13총선 이후 첫 회동에서 19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21일 열기로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6년 만의 여소야대, 20년 만의 원내 3당 체제가 이뤄지면서 이날 회동에선 각 당 원내대표의 자리에서부터 발언 순서까지 진풍경이 이어졌다.

오전 10시 반경 국회의장실에 들어선 각 당 원내대표는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할지 서로 눈치를 봐야 했다. 어색한 시간이 이어지자 이 원내대표가 평소 자신의 자리였던 정의화 국회의장 왼쪽 옆자리를 주 원내대표에게 양보했다. 결국 이날 자리는 정 의장 기준으로 오른편은 원 원내대표가, 왼편은 주, 이 원내대표가 앉는 것으로 정리됐다.

발언 순서를 두고도 우왕좌왕했다. 통상 국회의장에 이어 제1당이었던 새누리당부터 발언을 시작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정 의장은 자신의 자리를 양보한 제1당 원내대표를 배려해 “이종걸 원내대표부터 한 말씀 하시라 할까”라고 운을 뗐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원유철 대표님, 비대위원장까지 되셨는데”라며 사양했다. 원 원내대표는 “아유, 1당 대표님께서 하셔야죠”라며 발언권을 다시 건넸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번엔 주 원내대표에게 발언을 권했다. 결국 발언은 주승용 이종걸 원유철 원내대표 순으로 이어졌다.

○ 여소야대,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


두 야당 원내대표는 첫 대면부터 원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으로 국민이 새누리당을 혹독하게 심판했고, 더민주당도 호남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가 7월에 인양되면 6월 말에 끝나는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무슨 의미가 있나. 인양 후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4·16 세월호 참사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제안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청와대발(發) 민생경제 활성화라는 것이 국민들에 의해 거부됐다”며 “19대 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 4법 등은 국민의 뜻대로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세월호특별법 개정은 반대하고 있다. 이에 원 원내대표는 “19대 국회가 두 달 남았는데 남은 기간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민생법안을 최대한 처리해 민생을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각종 쟁점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에 정 의장은 “각 당이 저마다 입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같이 잘 논의해 처리 가능한 것들은 처리해 주기를 의장으로서 바란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후 여야 3당 원내대표 첫 회동은 이렇게 30분 만에 종료됐다.

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3당체제#3자회동#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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