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호남 찾아간 문재인… 수도권에 화력집중 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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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2野 주도권 경쟁
文은 南進… 安은 北進 전략

전남 광양에서… 경기 안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전남 광양시 중마동에서 지원유세 
도중 한 아이가 전해준 초코파이를 건네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이날 경기 안산시 
고잔성당 앞에서 열린 안산지역 합동유세에서 한 유권자의 아이를 안아 주고 있다. 광양=홍진환 기자 
jean@donga.com·안산=원대연 기자
전남 광양에서… 경기 안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전남 광양시 중마동에서 지원유세 도중 한 아이가 전해준 초코파이를 건네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이날 경기 안산시 고잔성당 앞에서 열린 안산지역 합동유세에서 한 유권자의 아이를 안아 주고 있다. 광양=홍진환 기자 jean@donga.com·안산=원대연 기자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정계 은퇴와 대선 불출마 배수진을 쳤던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다시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호남에서 상경한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수도권 전략지역에 화력을 집중했다. 서로 다른 목표가 두 야당을 각각 남진(南進)과 북진(北進)으로 엇갈리게 만든 것이다.

○ 文, 오늘 광주-전북 방문뒤 서울서 지원 유세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을 방문해 우윤근(광양-곡성-구례) 백무현(여수을) 송대수 후보(여수갑) 유세 현장을 찾아 선거를 지원했다. 문 전 대표는 광양에서 “호남 주민께서 다시 한번 전략적인 선택을 해주실 거라 생각한다”며 “호남 안에서 호남끼리 새로운 당 하나 만드는 게 호남정치, 광주정신이냐”고 국민의당을 맹공격했다. 여수에서도 “물갈이 대상이라 지탄받던 현역 의원들을 고스란히 공천해 내보내는 게 개혁정치냐”며 “새누리당 의석수를 늘려준다면 호남민들의 꿈을 짓밟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 전북을 방문한 뒤 서울에서 마지막 지원 유세를 할 예정이다.

8, 9일 첫 호남 방문이 호남 민심에 대한 위로와 사과 차원이었다면 이날 두 번째 전남 지역 방문은 지지 호소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광주에서는 1차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지원 유세 대신 시민과의 대화만 갖기로 했다.

더민주당은 문 전 대표의 당초 예상과 달리 첫 방문 결과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첫 방문 후 호남)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되지 않았느냐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다시 호남을 방문하는 건 (첫) 방문 효과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에 앞서 부산 경남 지역을 방문해 몇몇 후보의 선전에 따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남 양산을 찾아 “지금 부산과 양산의 (판세가) 디비지고(뒤집어지고) 있다고들 한다”면서 “바람이 창원성산에서 거제까지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 安, 인천-안산-평택 잇달아 방문

안 대표와 천 대표는 이날 수도권에서 따로 유세를 벌였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개의치 않고 수도권 의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광주 선거를 책임진 천 대표까지 수도권 지원에 나선 것에는 호남 민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안 대표는 인천 및 경기 안산 평택과 충북 청주를 잇달아 방문한 뒤 전날에 이어 서울 관악갑(김성식 후보)과 중-성동을(정호준 후보)을 다시 찾았다. 이날 하루 서울 지역구 10곳과 경기 2곳에서 지원 유세를 펼친 천 대표도 안 대표에 이어 서울 관악갑을 시간차 방문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2차 호남행에 대해 “광주 시민분들의 판단을 믿겠다”며 “저는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을 상대로 국가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들은 농담이 있다”며 “세 식당이 있는데 새누리식당은 ‘어,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 죄송하다’라고 하고, 국민식당은 ‘맛있는 음식 만들어 드릴게요’ 하는데, 더민주식당은 ‘국민식당 가지 마세요’라고 한다고 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새누리당의 읍소 전략과 국민의당을 ‘가짜 야당’이라고 비판하는 더민주당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 2野, 과열되는 신경전

선거운동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양측 간 신경전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는 서로를 향해 각각 ‘가짜 야당’ ‘만년 야당’이라고 몰아세웠다. 김 대표는 안 대표의 공세에 “더민주당은 2등에 안주해본 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도 통합민주당으로 대권 쟁취에 애쓰지 않았나”라며 “일부 지역, 일부의 지지만으로 전국(유권자)을 상대로 대권을 쟁취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불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김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렇다면 더민주당은 그동안 가짜 야당과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민주당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우리 당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낡은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 /광양·여수=차길호 기자
#문재인#안철수#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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