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집토끼 돌아올까…더민주 親盧반감 씻을까…국민의당 死票논란 넘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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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3黨 막판 변수
강점-약점-기회-위협 SWOT 분석

주인 기다리는 20代 의원 배지 300개 11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개소식에서 이틀 뒤 4·13총선에서 당선되는 300명의 국회의원에게 제공될 금배지가 공개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주인 기다리는 20代 의원 배지 300개 11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개소식에서 이틀 뒤 4·13총선에서 당선되는 300명의 국회의원에게 제공될 금배지가 공개됐다. 국회사진기자단
《 4·13총선을 이틀 앞둔 11일 여야가 물고 물리는 마지막 난전(亂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로 인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유리한 상황을 맞는 듯하더니 공천 파동의 여파로 전통적 텃밭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 이외에선 지역구 후보 경쟁력이 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기법으로 이번 선거의 여야 막판 판세를 분석했다. 》

[새누리]견고한 지지층 강점… 공천파동은 약점

새누리당의 강점은 ‘단일 보수 정당’이라는 상징성과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연이어 집권할 수 있었던 조직력에 있다.

영남권에 두꺼운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총 65석에 이르는 영남권은 그동안의 총선에서 여당의 텃밭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층’을 토대로 영남권에서 최소 50석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총선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된 점도 새누리당에는 기회다. 김무성 대표는 평소 “선거는 구도 싸움”이라며 “분열하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야권 분열 이후 새누리당은 한때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을 총선 목표로 내세웠을 정도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은 60대 이상 유권자가 이번 총선에서 4년 전 19대 총선 때보다 167만5623명 늘어난 것도 호재다. 야당 지지층이 많은 30대 유권자는 지난 총선에 비해 60만5346명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 무리수’를 두다 김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이어진 건 약점으로 꼽힌다. 공천 과정에 실망한 여권 지지층의 이탈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4년 전 총선에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브랜드로 내세우며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차기 대선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당내 구심점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공천 파동으로 컷오프(공천 배제) 된 뒤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들과 맞붙는다. 이는 과거 선거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 요소다. 영남 일부 지역에선 야당 또는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4년 차에 접어들면서 국정을 강하게 추진할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이미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개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개혁 프레임만 갖고 중도층을 흡수할 명분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초박빙 지역이 몰려 있는 수도권 선거에서는 후보별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與 경제실패론’ 기회… 野분열은 위협

새누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이라는 정치적 위상은 더민주당의 최대 강점이자 존재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더민주당이 ‘거대여당 견제론’을 앞세워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를 자극하는 것도 오랜 역사를 가진 정통 야당이라는 뿌리를 갖고 있어 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야권 현역 의원 대다수가 더민주당에 소속돼 있다는 것도 수도권 충청 등 박빙 지역의 3자 구도 속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강점이 되레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오랜 야당 생활에 익숙해진 더민주당 소속 의원 등 구성원들은 때로는 당 내부의 인적 혁신과 개혁에 저항하는 또 다른 기득권 세력으로 비치고 있다. 특히 운동권·친노(친노무현)로 상징되는 더민주당의 주류 세력은 일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낡은 진보’로 치부되며 청산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거를 전면에서 지휘할 ‘간판’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평가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차르’라는 별명이 잊혀질 정도로 예전 같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직 사퇴 후 칩거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선거 직전 정치 활동을 재개했지만 호남 일각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로 인해 전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경제 정책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더민주당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통상 대선은 ‘미래를 위한 선택’, 총선은 ‘현실에 대한 평가’로 정의하는 전문가가 많다. 더민주당이 ‘정부·여당의 경제 실패론’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대선을 1년 반 남긴 상황에서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잠재적 대권 후보가 넓게 포진해 있는 것은 이번 총선은 물론이고 총선 이후에도 더민주당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인한 야권 분열과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 약화는 더민주당에 가장 큰 위협 요소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민주당의 전신)은 당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로 맞섰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152석)였다.

여기에 호남에서의 우월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총선은 물론이고 더민주당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드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출향민이 많은 호남의 특성상 호남의 정서는 직간접으로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박빙의 승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3번’ 효과… 너무 安만 보여

국민의당의 최대 강점은 ‘안철수’라는 당의 간판이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주장해온 정치 혁신과 반(反)기득권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 대표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야권 단일화 논의를 일축하며 ‘강철수(강한 철수)’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리더십의 안정감을 높였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시작된 ‘안철수 현상’과 2012년 대선 이후 안 대표의 고정 지지층도 당의 든든한 기반이다.

반대로 ‘안철수당’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은 약점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진보와 보수, 중도를 대변하는 대선 후보와 또 호남, 수도권, 충청, 영남 출신의 대선 후보가 경쟁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을 자신의 사당(私黨)이 아닌 ‘플랫폼 정당’으로 만들어 문호를 넓히겠다는 의지다. 창당한 지 갓 두 달을 넘긴 신생 정당이라는 것도 약점이다. 거대 양당에 비해 조직과 자금에 한계가 있고 전체적으로 정치 신인들이 많다 보니 후보들의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최근 나타나는 교차투표 움직임은 국민의당엔 기회다. 거대 양당에 대한 실망으로 지역구 후보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더라도 정당 투표에선 ‘기호 3번’을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 불신 계층은 물론이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실망한 양당 지지층도 일부 국민의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52석을 획득했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후 선거를 통한 ‘3당 체제’를 겪어보지 못한 유권자들도 국민의당의 출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선거 막판 양당 지지층의 결집과 동원은 최대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정 지역 방문과 정치 심판 호소,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같은 움직임이 양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표 현장에선 야권 지지층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기다. 이를 막기 위해 국민의당은 야당의 적자임을 내세우는 동시에 더민주당을 “만년 야당”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민의당#새누리당#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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