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한달만에 ‘협상’ 언급한 北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압박보다 협상이 근본 해결책”… 美와 대화로 국면 전환 노리는 듯
우리 정부 “제재 집중할 때” 일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시행 한 달 만인 3일 밤 북한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공개적으로 ‘(북-미) 협상’을 거론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5월 초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제재 국면을 대화 공세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 국방위는 대변인 담화에서 “일방적인 제재보다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며 제도(체제) 전복보다 무조건 인정과 협조가 출로라는 여론이 크게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7100자에 달하는 담화는 대부분 대북 제재 비난과 핵 위력을 주장하는 데 할애됐고 ‘협상’이 등장한 대목은 156자에 불과했지만 대북 제재 이후 처음으로 ‘협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유성옥 원장은 “김정은이 대북 제재에 따른 위기의식을 드러내면서 제재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미국에 협상하자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 통일연구원 최진욱 원장은 “5월 초 당 대회를 제대로 열려면 긴장이 내려가야 한다고 판단해 대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도발 뒤 대화’ 패턴의 반복”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금은 대화보다 제재할 때”라는 반응을 나타냈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의 태도다. 미 정부는 최근 한국 외교당국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대북제재#북미협상#김정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