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젊은 친노’는 살아남아… 힘 받는 金-文 역할분담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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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8/더민주 컷오프 후폭풍]이해찬,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 친노(친노무현) 진영 핵심인 이해찬 의원(6선·세종) 공천 배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 의원은 결국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택했다. 이 의원의 컷오프를 두고 친노 진영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당의 결정을 맹비난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번 공천 결과를 둘러싸고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 김종인 “탈당은 본인 자유”

이 의원은 1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외면하더라도 저는 세종시를 포기할 수 없다”며 “더민주당을 잠시 떠나지만 세종시 완성과 정권 교체를 위해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며 “저는 부당한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탈당해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라고 대꾸했다. 당 일각에서는 세종시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김 대표 측은 “후보를 당연히 낼 것”이라고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후보를 낸다는 게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여러 사람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의 컷오프에 대한 호남 여론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했다.

○ 金-文, 암묵적 역할 분담?

김 대표가 주도한 컷오프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에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 대표가 컷오프를 통해 이 의원 등 ‘올드 친노’들을 대거 쳐 냈지만, 전해철 의원 등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영 친노’들은 대거 살려 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컷오프된 사람 중에는 문 전 대표 시절 ‘(불출마)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던 분들도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최인호 전 혁신위원도 지난해 9월 “당의 10석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주는 게 제일 큰 어른의 역할”이라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월 문 전 대표에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이반된 사람들의 표를 끌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 그걸 내가 할 테니 당신은 당신이 장악할 수 있는 사람들을 스스로 통제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외연 확장’을 맡고, 문 전 대표가 ‘지지층 결집’을 맡는 역할 분담을 논의했다는 얘기다. 문 전 대표는 이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소식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 난무하는 음모론


이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친노 의원들의 반발이 아직 조직적인 수준은 아니다. 한 친노 의원은 “안타깝지만 지금 말할 상황이 아니지 않으냐”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를 비판해도 (컷오프) 결정이 번복될 리 없고, 내분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당 밖 인사들은 정청래 의원에 이어 이 의원까지 컷오프되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이하고 주관적인 판단으로 지지자들을 뒤집어엎는 결과를 만든 것이 분통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판단을 하도록 데이터와 근거를 제공한 (김 대표) 측근 인사들의 간교함에 더 치가 떨린다”며 김헌태 정세분석본부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김 본부장은 공천과 관련된 당의 여론조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이어 김 대표와 김 본부장, 홍창선 공관위원장을 거론하며 “미안하지만 이들은 ‘떴다방’이다”라고도 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유시민 전 의원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컷오프에 개입한 사람이 박영선 비대위원과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라며 “최재성 의원이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그들(박 위원, 이 본부장)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사실이) 아니면 고소하시라”라고 했다. 최 의원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공천 과정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주장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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