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7일부터 최대 규모 연합훈련…전략폭격기 B-2 등 대거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6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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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로 국제사회에 정면도전한 북한에 경고하기 위해 7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 핵미사일 16발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B-2 등 ‘세계 최강’ 수준의 전략자산을 대거 투입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이어지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에 참가하는 미군은 1만5000여 명, 한국군은 29만 명이다. 지난해(미군 1만2300명, 한국군 21만 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키리졸브는 북한의 공격으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한 상황을 가정해 세계 각지에 흩어진 미군 병력과 주요 무기를 한반도로 신속히 투입하는 내용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미군 증원전력은 병력 69만 여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에 달한다. 독수리 훈련은 실제 장비와 병력이 투입되는 야외 기동 훈련이다.

이번 키리졸브는 한미가 지난해 6월 최종 서명한 새로운 작전계획인 ‘작계 5015’가 적용되는 첫 훈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15는 북한의 공격과 동시에 반격해 북한을 최단 기간 내에 무력화하는 내용이다. 일단 후퇴한 뒤 반격하는 개념의 기존 ‘작계 5027’에 비해 한층 공격적이다.

훈련에 투입되는 미 전략자산(무기) 규모도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훈련 시작을 하루 앞둔 6일까지도 훈련에 투입되는 전략자산 종류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함구 전략’으로 북한의 공포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군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전략폭격기 B-52(1월 10일)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랩터 4대를 전격 투입한데 이어 이번엔 전략폭격기 B-2를 한반도에 등장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2는 21대밖에 생산하지 않은 미군 전략무기로 핵무기 운반 수단이다. 공대지 정밀 유도폭탄 80발(250kg급 기준) 등 미사일과 폭탄 최대 23t을 싣고 북한 지휘부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 B-52와 B-2 등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는 물론 F-22랩터까지 동시에 출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투기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CVN-74·9만7000t)도 필리핀해, 남중국해를 거쳐 한반도로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공격형 핵잠수함인 버지니아급 노스캐롤라이나함(7800t)과 해상사전배치선단(MPSS) 등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연합사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북한이 남북 핫라인을 모두 폐쇄함에 따라 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핸드 마이크를 이용해 훈련 일정과 목적을 북한군에 알릴 예정이다. 북한이 이번 훈련을 두고 ‘체제붕괴 훈련’이라며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며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만큼 한미는 훈련 기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감시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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