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상 최강 대북제재안]“생계형 무역은 예외”… 제재 구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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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감시 피해갈 우회로 가능성… 中이 제재 거부한 대북 원유공급
통계상으로는 최근 2년간 ‘제로’

“핵심은 중국의 실행 의지다.”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회람된 대북제재안에 대해 중국 내 많은 소식통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북한 경제가 사실상 중국 경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데다 북-중 교역에 불투명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전례 없이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제재도 중국이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제재안은 북한의 석탄과 철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지만 주민들의 생활을 위한 경우라면 대외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런 예외 인정으로 인해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생계형’인지를 판단하는 일도 사실상 중국 몫이다. 중국의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금수품에 포함된 항공유도 마찬가지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이 분석한 해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항공유 수출은 2012년 4000만 달러에서 2014년 140만 달러, 2015년 87만 달러로 해마다 줄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항공유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방법으로 북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통계만 보면 중국은 이미 대북 원유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은 2014년과 2015년 모두 연간 기준으로 ‘0’이었다. 2013년만 해도 5억9800만 달러 선이었다. 북한 내 석유 수요가 없어졌다기보다는 무상원조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방법으로 북한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이번에 미국의 요구를 대폭 들어주면서도 ‘원유 공급 전면 중단’만큼은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북한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북제재#국제감시#생계형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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