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야당 센 지역엔 킬러 찾아 배치”… 새인물 발탁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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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관위 ‘사실상 전략공천’

면접 보는 안대희-강승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공천관리위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안대희(전 대법관·앞줄 왼쪽 뒷모습) 강승규 예비후보(새누리당 당협위원장·앞줄 오른쪽 뒷모습)에 대한 면접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면접 보는 안대희-강승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공천관리위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안대희(전 대법관·앞줄 왼쪽 뒷모습) 강승규 예비후보(새누리당 당협위원장·앞줄 오른쪽 뒷모습)에 대한 면접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4·13총선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 면접 이틀째인 21일 오후. 원유철 원내대표가 왼쪽 가슴에 ‘경기 평택갑 원유철’이라고 적힌 명찰을 달고 서울 여의도 당사 6층에 마련된 면접장에 들어섰다. 면접을 마친 원 원내대표는 “누구나 예외 없이 면접하고 평가받는 게 기본”이라며 “나도 꼭 뽑아 달라고 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르면 이번 주에 영남권 면접이 시작되면 김무성 대표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앞에 서서 다른 예비후보들과 함께 면접을 보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면접을 받으라면 당연히 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우선추천지역 제도를 놓고 1라운드 공방을 벌였다가 잠시 휴지기를 갖고 있는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이 ‘운명적인 만남’을 하는 셈이다.

○ 2라운드는 자격심사 통한 현역 물갈이

이 위원장은 앞서 우선추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되자 “우선추천은 여성, 장애인, 청년과 같은 정치적 소수자를 위한 제도다. 악용할 생각은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라도 자격심사 기준에 미달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강하다.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될 수 있는 시발점은 공관위의 자격심사 논의에 달려 있는 것이다.

20일 면접을 마친 뒤 이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아주 센 지역은 보통 수단으로는 안 된다. 그런 지역은 확실히 야당을 꺾을 특징이 있는 ‘킬러’를 찾아내야 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자격심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자격심사를 통해 현역 의원 등 경선 1위가 확실시되는 후보가 탈락한다면 본선 승리를 위해 ‘맞춤형 킬러’를 찾아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철저하게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적 시선에 대해선 “절대 회의적일 필요가 없다”며 “(부적격하다는) 정보가 있는데 예외로 해주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위원장은 “공천 신청자가 단수일 경우에도 자격심사 기준에 미달되면 원칙대로 날리겠다”며 “선거는 이겨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특징에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공천 문제를 놓고 불거진 당내 공천 갈등의 전선(戰線)이 우선추천 논란에서 자격심사 논란으로 전환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1단계 자격심사를 통해 현역 의원 중에서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2단계로 우선추천지역제도를 활용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역에 ‘새로운 인물’을 공천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부적격 기준 놓고 공방 불가피

당헌·당규상 공천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조항 자체가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 위원장은 “애매한 걸 갖고 함부로 정하면 안 된다”면서도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제대로 한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원으로서의 의무’라는 기준은 분명치 않다. 다만 이 위원장은 본회의, 상임위, 의원총회 출석률 등 각종 의정활동 평가 지표와 당 윤리위 자료 등을 심사에 활용해 왔다. 이와 함께 공직후보자추천규정 9조에 명시된 ‘부적격 기준’ 11가지를 바탕으로 현미경 심사를 할 생각이다. 11가지 기준 중에서 △피선거권이 없는 자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재판 중에 있는 자 등 명백한 기준은 이견이 없지만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 등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 이한구 “보물 찾아 행복”

공관위는 22일까지 수도권 면접을 마무리한 뒤 남은 지역의 면접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수도권 격전지부터 시작된 면접 1호 지역은 서울 종로였다. 20일 첫 면접 시작 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형님 옆에 앉는 것을 기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며 운을 떼자, 박진 전 의원은 “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이지만 동생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냐”며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21일에도 안대희 최고위원과 강승규 전 의원 등이 경선 방식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첫 면접이 끝난 뒤 “보물 같은 사람이 몇 명 있는 것 같아 아주 해피(happy·행복)했다”고 말했다. 21일에도 “보물급에 해당하는 분들이 좀 잘되도록 머리를 써 볼 생각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보물 같은 사람’이 누구냐를 놓고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새누리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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