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연설 상반된 분위기…與 박수, 野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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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안보 위기의 엄중한 상황을 반영한 듯 진회색 정장 차림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기립해 대통령을 맞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통로에 도열해 박수로 환영했다.

박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의원들에게 눈인사를 건넸지만 단상에 오른 뒤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대북 강경방침을 밝힐 때는 오른 손을 들어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20여 분 동안 진행된 박 대통령의 연설 도중 16번의 박수가 나왔다. 특히 테러방지법, 경제활성화법 등의 국회 통과를 당부하는 대목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해 박수를 보낸 뒤 너도나도 환송을 하겠다며 통로로 몰려갔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자신을 지나친 박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저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자 박 대통령이 되돌아와 악수하는 장면도 있었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인 유승민 의원은 연설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경청한 뒤 박 대통령의 퇴장을 멀찍이 서서 지켜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당 의원 대다수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국민 모두의 결연한 의지와 단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는 대목 등에서 두 차례 박수를 쳤다.

딴짓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더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당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올라온 정치만화를 보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여야 견해차가 큰 노동개혁법을 다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이인영, 은수미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이 퇴장하기 전 먼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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