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파도에 갇힌 안철수 “사즉생의 자세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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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싸고 이념 정체성 혼란… 김한길 열흘 넘게 당사에 안나와
黨일각 “뜬구름 잡는 발언만” 비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에게는 사즉생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왜 우리가 국민의당을 창당했는지 그 출발점을 돌아볼 때다”라고 말했다. 1분기 정당 경상보조금 지급일인 이날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수포로 돌아가자 다시 한번 초심(初心)을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뜬구름 잡는 발언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 대표는 창당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당 지지율 하락, 교섭단체 구성 실패, 당내 갈등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세 확산은 광주전남을 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제3정당으로서 쟁점법안 처리에도 힘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서 대단히 아쉽다”고 토로했다.

출신과 계파가 다른 인사들이 급히 모이다 보니 당내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한 대북정책을 놓고 국민의당은 당초 표방한 중도보수를 벗어나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합류 의사를 밝혔던 보수 성향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당 노선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정동영 전 의원이 합류하면 이 교수는 합류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온다. 윤여준 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전북 선거만 생각하면 진보 성향의 정 전 의원이 필요하지만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이탈할 수 있다”며 “총선 의석수를 생각하면 영입해야 되지만 그럴 경우 호남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체제 전환도 늦어지고 있다. 당초 창당 직후 선대위 출범 계획을 밝혔지만 선대위원 인선도 2주일째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선 당직 인선을 놓고 불만을 표시했던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안철수-천정배 두 공동대표로부터 고립돼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공식 회의가 없다는 이유로 열흘 넘게 마포당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주 중엔 선대위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더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 영입을 놓고도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전날 안 대표는 신 의원 합류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으로 왔으면 한다”고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국민의당은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고 21일에는 충청 출신 정운찬 전 국무총리 초청 강연을 연다. 정동영 전 의원이 입당하면 전북을 교두보로 충청까지 지지세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3각파도#안철수#사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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