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눈도 안마주친 최경환-유승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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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유승민 측근 지역구 분당갑 찾아 지지 동영상 찍으며 ‘진박 마케팅’
“개인적 비난 받더라도 지원 계속”… 유승민 측 “되레 민심 역풍 불것”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4일 수도권으로 출격했다. 최근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 영남권에 집중됐던 ‘진박(진짜 친박근혜) 마케팅’이 북상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첫 일정으로 경기 성남 분당갑을 선택했다. 이 지역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출사표를 낸 곳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최측근인 이종훈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개소식에서 지원 유세를 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2시 본회의 일정 때문에 잠시 권 전 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지지 동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갈음했다.

최 전 부총리는 성남 분당갑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권 전 원장이 행정고시와 경제관료 출신으로 친구처럼 지내는 막역한 사이여서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권에선 최 전 부총리가 수도권에서도 ‘진박 후보’ 감별사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최 전 부총리는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전하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들렀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캠프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의 ‘진박 마케팅’이 경기도를 넘어 인천까지 상륙할지도 주목된다. 지역으로는 연수구가 거론된다. 선거구 획정으로 연수에서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을 노리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상이다. 민 전 대변인은 최 전 부총리에게 선거사무소 개소식 축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는 유 의원의 최측근인 민현주 의원이 일찌감치 표밭을 다지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진박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을 지원할 세력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지 계파적 시각에서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측근은 전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유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최 전 부총리의) 인위적인 특정 후보 지원은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부총리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원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친박계 또는 비박(비박근혜)계를 가리지 않고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는 후보들을 발 벗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최 전 부총리는 지인들을 만나 “국정 운영 뒷받침이라는 ‘대의’를 위해선 개인적으로 비난을 받더라도 후보들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최 전 부총리와 유 의원은 나란히 참석했지만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최경환#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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