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심사기준 낮췄지만… 여전히 높은 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형집행률 90%이상→80%대로 완화
538명 출소… 광복절 특사때와 비슷, “경제인 제외 등 기대 못미쳐” 지적

법무부가 30일 수형자 538명을 가석방했다. 이날 가석방 대상엔 재범 우려가 적은 모범수 중 형기를 80%가량 채운 생계형 사범이 많았다.

법무부가 사실상 ‘형 집행률 90% 이상’이었던 가석방 심사 기준을 지난달 80%대로 완화한 뒤 이를 처음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형자가 월례 가석방의 혜택을 입었다. 이번 가석방 규모는 올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때의 588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전체 출소자 가운데 가석방 출소자 비율은 점차 줄었고, 광복절 등 주요 국경일이 끼지 않은 달에는 가석방 규모가 300∼400명 선에 그쳤다.

법무부는 “가석방 심사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져 수형자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본래 취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가석방 심사위원회 관계자들과 새로운 기준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감 중인 주요 경제인 등이 모두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형 집행률 기준의 완화 폭이 미미해 가석방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치게 엄격한 가석방 심사 기준 등으로 인해 현재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의 평균 수용률은 120%에 육박하고 있고, 교도관 1명당 수형자 수도 3.52명으로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의 1.5배 수준이다.

법무부 안팎에서는 25일 성탄절을 앞두고 대규모 가석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였던 2014년 1월 설 특별사면 때의 871명을 웃도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그동안 원칙적으로 불허했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가석방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주요 경제인도 성탄절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나리 기자
#가석방#심사기준#형집행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