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 담화]24분간 “개혁” 38회, “경제” 37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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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개혁’ 결연한 의지 표명
일명 ‘전투복’ 붉은색 재킷 차림… 담화문 내용 3분의 1이 ‘노동개혁’
“국가의 미래 위해 결단 내릴때” 오른손 강하게 흔들며 강조
국민 29회, 협조-당부 16회 언급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25일)을 앞두고 노동,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개혁에 승부수를 띄웠다. 국정 후반기를 힘 있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여론의 뒷받침이 필수적인 만큼 대통령이 6일 직접 나서 국민의 이해와 동참을 호소한 것이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연말부터 새누리당 출신 장관들의 당 복귀가 예상되는 만큼 올 하반기에 승부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24분간의 담화 내내 박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와 절박감은 수시로 교차했다.

○ 힘 들어간 오른손… 결연한 의지 표명


박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를 표현할 때면 오른손을 들어 몇 차례 탁자를 내리치는 듯한 손동작을 한다. 이날 담화를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런 손동작을 반복했다.

“앞으로 3, 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방만한 공공부문과 경직된 노동시장, 비효율적인 교육 시스템과 금융 보신주의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실업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결단을 내릴 때가 됐습니다.”

“노동 개혁은 일자리”라고 말할 때는 유독 오른손을 더 세차게 흔들었다. 노동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A4용지 13장 분량의 담화문 가운데 3분의 1이 노동 개혁으로 채워졌을 정도다.

박 대통령이 이날 입은 빨간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도 결연한 의지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붉은색 재킷에 정장 바지는 결연한 의지를 밝힐 때나 중요한 행사에 자주 입어 일명 ‘전투복’으로 불린다.

애초에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담화 길이를 20분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실제 담화는 24분간 진행됐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할 말이 많았다는 뜻이다.

○ ‘개혁(혁신)’ 38차례, ‘경제’ 37번 강조

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절박감 탓인지 대통령의 담화는 호소처럼 들렸다. ‘경제’(37회) ‘개혁·혁신’(38회)을 자주 언급하면서 국민의 협력과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것도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며 담화를 시작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힘껏 지지해 주신다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등 국민을 향한 호소는 담화 내내 이어졌다.

‘국민’이란 단어는 29차례나 사용됐고, ‘협조’ ‘협력’ ‘간곡히’ ‘요청’ ‘당부’ ‘절실’ 등의 호소하는 단어도 16차례 쓰였다.

○ ‘양보’와 ‘자기희생’ 강조

박 대통령은 국민의 협조를 구하기에 앞서 정부부터 솔선수범하겠다며 △연내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 △공무원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약속했다. 또 공공 개혁을 통해 매년 1조 원 이상의 재정을 절약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딸과 아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고통을 분담하고 양보해야 한다. 대기업과 고임금 정규직들이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 발표 이후 춘추관 기자실에 1시간 10분가량 머물며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 담화 직후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대통령이 집중하고자 했던 4대 개혁 이외의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 내부 회의 끝에 없던 일로 했다고 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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