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한국, 日정치인 신사참배 지적은 내정간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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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여동생 박근령 발언 논란
野 “日정부 대변인이냐”… 靑은 무반응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사진)이 30일 “한국 정부가 일본에 과거사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은 30일 일본에서 귀국한 뒤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사죄한 히로히토(裕仁) 천황을 포함해 일본이 네 번이나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한국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를 지적한 것을 두고도 “내정간섭”이라며 “후손이 ‘(조상이) 나쁜 사람이니까 묘소에 안 찾아갈 거야’ 하는 게 패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언급하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집권할 당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양국 관계가 정상이 됐는데 다시 과거를 발목 잡으면 그게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역사를 다 알면서 통치자로서 반대파도 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분들의 얘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 왔다.

박 전 이사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1965년 (한국은)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일본의 무상 유상 지원이 한국 고도성장의 모태가 되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우리가 위안부에 끌려가 고통받은 분들을 보살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정치가라기보다 혁명가였다. 국가를 위해 목숨도 바치는 혁명가의 딸로서 해야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28일 일본의 포털사이트인 니코니코와 진행한 특별대담에서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인터뷰는 일본에서 8월 4일 오후 10시에 방영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박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와는 관계가 없지 않느냐”며 “우리가 의견을 말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박 전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냐”며 “우리 국민의 역사 속 쌓인 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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