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함대에 속한 항모와 이지스함에는 잠수함 전문 추적 장비인 소노부이(sonobuoy)를 대량으로 투하할 수 있는 초계기와 초계헬기가 실려 있다. 따라서 기동함대가 참여하면 적 전략원잠 추적은 공격원잠만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쉬워진다. 그리하여 적 전략원함의 위치가 파악되면, 미국의 수상함과 공격원잠들은는 ‘너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했으니 어뢰나 폭뢰를 쏘겠다’는 의미로 일제히 능동소나를 쏜다.
농동소나에서 발사된 음파는 파동(波動)인지라 이를 맞으면, 전략원잠은 거대한 망치로 얻어맞은 듯 “쩡, 쩡~”울리게 된다. 이것이 전략원잠 승조원들에게는 죽음의 공포가 된다. 적 전략원잠은 죽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결국 방향을 돌려 귀환하게 된다. 그때 미 해군이 골탕을 먹이려고 능동소나를 더 많이 발사하면, 적 전략잠함의 승조원들은 ‘소리 고문’을 견딜 수 없어 전략원잠을 부상시켜 그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이러한 행동은 완전 항복을 의미하기에, 미 해군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그가 과연 돌아가는지 지켜본다. LA급으로 맨투맨, 기동함대로 올코트 프레싱 작전을 펼쳐 가상적의 전략원잠을 꼼짝 못하게 하는 압박작전을 미 해군은 ‘요새 작전(bastion operation)’으로 부른다.
SLBM 실은 미 전략원잠은 자유롭게 다녀미국의 정보력은 정말 대단하다. 미군은 오랜 정보활동으로 가상적국이 어디에 전략잠삼을 배치해놓았는지 파악해 놓았다. 러시아 해군은 북해와 발틱·흑해·태평양의 4개 함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략잠함은 북해와 태평양함대에만 배치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흑해는 미 해군이 ‘안마당’처럼 사용하는 지중해와 통한다. 따라서 흑해에 전략원잠을 배치해놓으면 꼼짝 못하고 추적을 받아, 유사시 제일 먼저 공격을 받는다. 발틱해는 전략원잠이 움직이기에는 너무 얕고 좁은 바다이다. 그리고 주변에 지중해 이상으로 많은 친미국가들이 있으니 전략원잠을 배치할 수가 없다.
때문에 ‘탁 터진’ 북극해와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북해함대와 태평양함대에만 배치했다. 구체적으로 밝히면 왼쪽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끼고 북극을 향한 바다인 바렌츠(barents)해 기지와 대한민국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 기지에 전략원잠을 배치해놓았다.
미 해군은 태평양잠수함사(司) 소속의 LA급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전략원잠을, 대서양잠수함사의 LA급으로는 바렌츠해기지의 전략원잠을 따라 붙게 한다. 그런데도 이들이 먼 바다로 나오면 6함대와 7함대로 하여금 요새작전을 펼치게 한다.
막강한 전략을 토대로 한 미 해군의 이러한 공세에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것은 ‘위세(威勢)’뿐이다. 전략잠함을 멀리 내보내 미국 기동함대를 출동시키게 한 후 돌아오면서, 전 세계를 향해 “봤지? 우리가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어”하는 메시지를 주는 정치 쇼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미 해군은 러시아 전략원잠의 소리 정보를 더 많 확보하게 돼, 다음 작전은 더 잘하게 되니, 할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러시아가 된다.
미 해군은 가상적의 전략원잠뿐만 아니라 공격원잠이 나와도 같은 방법으로 추적한다. 물속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으니, 매복해 있는 LA급은 적 기지에서 나오는 것이 전략원잠인지 공격원잠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 무조건 추적을 한다. 그러나 요새 작전을 많이 하게 돼, 적 전략원잠의 소리 특성을 완전 파악했다면, ‘지금 나오는 것이 전략원잠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