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도 연계… 공무원연금에 혹 더 붙이려는 野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여야 협상 제자리… 국회 개점휴업

5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 지 나흘째인 14일에도 여야 협상은 벽에 막혀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문화 문제를 놓고 여야는 더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여권은 내부적으로 당청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로 예정됐던 당정청 정책협의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야당에선 기존 쟁점 외에 기초연금과 법인세 인상 이슈까지 꺼내 들었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새정치, 기초연금 인상 제안

새정치민주연합은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초연금 강화와 법인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참여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당시 소득대체율을 단계적으로 60%에서 40%로 낮추는 대신 기초노령연금을 10%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노령인구의 사회안전망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연금 개혁에 임하는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기초연금 강화까지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당이 국민연금 연계 방침에 대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상태에서 공적연금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선을 넓히는 일종의 ‘물타기’라는 해석이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정상화에 대해 여당이 야당에 성의를 보여야 이후의 협상이 더 잘될 것”이라고 했다.

○ 새누리, “공식 제안 오면 검토하겠다” 했지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제안이 오면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는 것. 법인세 인상에는 선을 그었지만 기초연금 연계는 “2013년 기초연금이 국민연금과 연계됐기 때문에 국민연금 논의를 하면 기초연금도 자연스럽게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가 선출된 지 일주일이 돼 가지만 여야 원내대표 만남은 한 번뿐이었다. 둘은 전화통화 등 물밑 접촉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원내지도부에서 이어온 주례회동도 야당 측의 거부로 중단됐다. 이런 냉랭한 관계를 복원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당정청 회동’ 놓고 신경전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뒤 금이 간 당청 관계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초 당정청은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유 원내대표와 현정책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참여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회동을 나흘 앞두고 청와대 측에서 당정청 회동의 ‘격’을 다시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협의회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17일로 잡았는데 어제 갑자기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원 의장에게 ‘회의를 보류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유 원내대표가 “17일 공무원연금 개혁 대책을 의제로 삼아 토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가 일정을 뒤집은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보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 대표와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지 등 어느 채널에서 논의할지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청 간 갈등의 골이 아직도 메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이현수 soof@donga.com·황형준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