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과 달리…박 대통령, 국제시장 언급하며 애국심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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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애국심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애국가 가사와 국제시장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을 언급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하세’ 이런 가사가 있지 않느냐”며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라며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언급했다.

영화 국제시장의 내용 중 주인공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애국가가 들리자 국민의례를 하면서 웃음을 자아낸 내용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아직 이 영화 전체를 관람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구성원인 우리 국민들이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할 때 나라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직에 있는 우리들은 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애국심 고취 발언에 정의당이 발끈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시장을 언급하며 ‘애국’을 강조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지금 애국을 이야기할 처지인지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와 국정원 대선개입, 정윤회 국정농단에 사자방까지 천지 사방을 둘러봐도 국민이 정부에 정을 붙이기가 힘든 시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편하라고 있는 게 나라일진대, 지금 이 나라꼴이 어디 그런가”라며 “더구나 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랑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사랑이 하라고 해서 생기는 감정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권력자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에게 강조하던 것이 ‘애국’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모로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 자신의 통치철학부터 바꾸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제시장을 두고 진보 보수 양측의 논쟁이 치열하다.
방송인 허지웅의 발언이 단초가 됐다. 허지웅은 한 언론에 실린 국제 시장 영화평에서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말했다.

일부 매체가 ‘허지웅이 국제시장을 토나오는 영화’라고 평했다고 보도하자 그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하는 말이긴 하죠”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허지웅은 또 몇몇 네티즌이 그의 출신지역 등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지역주의와 좌우 대립 정서에 맞춰 공격하자 강하게 반박했다.

허지웅은 “국제시장의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이야기했고, 그 흥행 추이가 우리 사회 현주소를 말해줄 거라 했다.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느냐?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라.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것”이라고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또 허지웅은 “광주출신이라 변호인은 빨고 국제시장은 깐다는데 0.사실상 서울 토박이고 1. 프로필 놔두는건 니들 꼴보기 싫어서고 2. 변호인 빨긴 커녕 당시 깠다고 욕먹었고 3. 국제시장을 선전영화로 소비하는 니들을 까는거고 4. 난 당신들 중 누구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라도 홍어 운운하는 놈들 모조리 혐오 범죄에 민주주의 체제 부정하는 범죄로 처벌해야한다. 누군가가 반드시 이 사회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니들이다. 2000년대만 해도 저런 말 창피해서 누구도 쉽게 못했다. 이런 식의 퇴행을 참을 수가 없다”라고 분노했다.

허지웅 건을 계기로 온라인에선 국제시장을 달리 보는 양측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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