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만탑산수용소 한번 가면 죽어야 나온다…어떤 곳?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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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동네.'

함경남도 허천군 주민들은 만탑산(해발 2205m)을 이렇게 부른다. 산이 그만큼 높고 산세가 유독 험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새로운 정치범 수용 지대로 알려진 만탑산은 한 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는 '천연 수용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시민단체 남북보수연합에 따르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국군 백골부대원 3명은 휴전 후 미처 후퇴하지 못하고 만탑산에 10여년 동안 숨어 있다가 1969년 8월 단천공설운동장에서 공개 총살을 당했다. 산세가 워낙 험해 인민군의 대대적인 색출 작업에도 오랜 기간 숨어 지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단체의 분석이다. 현재도 만탑산에 가려면 허천군 홍군리에서 열차를 내린 뒤 50km가량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만탑산수용소는 북한의 5개 수용소 중 하나로 여의도 면적(2.9㎢)의 64배 정도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북한 대표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이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만탑산에는 1980년대부터 외국인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 혹은 러시아 벌목장에서 도망치다 잡힌 사람들이 형을 마친 후 보내졌다. 사람들은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비닐과 생활필수품인 소금 성냥 칼 등을 가지고 들어 간 뒤 평평한 지대를 골라 토굴을 파 생활했다고 한다. 이들은 감자, 옥수수, 조 등을 먹으며 연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곳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동쪽으로 가면 사회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아편 농장인 앵성농장을 지키는 초소가 있고 북쪽으로는 절벽 투성이다. 밤에는 곰,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공격 위험까지 도사린다. 이곳 수용자들을 탈북시키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집단 부락이 형성돼 있지 않고 번지수도 없어 전부 실패했다. 김정일 시대 외화벌이를 위해 인민군이 곰을 잡으러 다닐 때도 이곳은 들어가지를 못한 것으로 유명하다.

남북보수연합 관계자는 "북한이 만탑산으로 정치범들을 옮기는 것은 수용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우리는 이들의 자유의사대로 수용소가 아닌 산으로 보냈다'고 대답하려는 기만전술"이라고 밝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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