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 금강산시설 몰수한적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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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롄서 대북 투자설명회 “南에 문 열려”… 추가 투자 요청

북한이 2010년 4월 몰수·동결했던 금강산의 남측 자산에 대해 “몰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금강산과 원산 일대에 한국의 추가 투자를 제안했다.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오응길 총사장은 20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대북 투자설명회를 열고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 총사장은 “현대의 자산을 몰수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몰수 안 하고 기다리고 있겠다. 우리도 (지금까지) 많이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측 재산이 부동산이라서 우리 땅에 있을 뿐 재산 등록은 현대의 명의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외국인 소유 자산을 국유화하지 않는다는 북한 외국인투자법을 거론하며 “남측만 믿고 기다릴 수 없어 여러 나라의 투자가와 손을 잡으려 한다. 그렇다고 남측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10년 4월 △이산가족면회소 등 남측 정부 자산 몰수 △면세점 등 민간자산 동결 △관리인원 추방 조치를 내렸다. 금강산 내 현대 측이 갖고 있던 호텔 등은 현재 북한 당국이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유치에서 외국인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쳤던 현대아산의 자산 몰수 사례를 부인하고 투자환경 개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오 총사장은 ‘지하자원을 있는 그대로 내가는 대상(사업)’이 외국인의 대북 투자 제한 항목으로 추가 지정됐다고 밝혔다. 외국인 사업자가 무연탄 등을 그대로 반출하는 것을 불허하는 대신 북한 내 자원 가공은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말 처형한 장성택의 죄목 중 하나로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 행위’를 꼽은 이후 지하자원 반출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롄=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윤완준 기자
#북한#대북 투자설명회#현대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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